하늘도 그대로였어. 땅도 꺼지지 않았더군. 숨을 쉴 수 있으니 공기도 어제처럼 맑은가봐... 길 모퉁이엔 코스모스가 피어있었어. 작년 이맘때도 이랬을거야. 널 보낸 하늘도 그대로였어. 추억을 두고 온 땅엔 가을이 왔어. 코스모스가 살랑살랑 흔들리는 가을... 정리를 했어. 너의 하늘에 떠돌던 나도 정리를 하고 나의 땅에 깊게 박혀 있던 너도 정리를 했어. 미웠지... 당연한거 아니야. 사랑했던 만큼 미워했었어. 지금은 아니야. 무관심으로 널 생각하니까. 너에 대한 생각도 시간낭비라 생각해. 다 정리를 하고 하늘을 보았을 때 사실... 가슴 한 쪽이 아프더군. 나도 사람이니까. 나도 여자이니까... 다 끝났다 말하며 땅을 보았을 때 너무... 미련스러운 내가 서 있더군. 나도 이기적이니까. 나도 바보였으니까. 세상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어. 나만 변한거야. 너와 나만 남남이 된거야. 코스모스만이 가을임을... 작년과 다른 가을임을... 우리가 영원히 남남임을 증명해 주었던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