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때의 일입니다.
문학전집을 손에 들고 창가로 갔습니다.
한참 책에 빠진 나는 목이 아파와서 하늘 저편을 쳐다 보았죠
빨갛게 물들인 노을이 퍼져서 바다를 이루고 있는 하늘
솟아오른 붉게 탄 태양은 이제
제모양을 잃어 가고 있는 모습에 반해서 한참을 보고 있었죠
언젠 부턴가 나는 그 노을 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세상살이를 비관 하면서
학생 시절을 흘려 보내고 이젠 성인의 자리에 서서
바라보는 노을의 빛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노을은 구름이 되어서 장마비를 내리는 토요일 오후엔
어김없이 찾아드는 외로움
학창시절에 바라본 노을은 내 인생의 예고 였고
성인이 되어 찾아온 노을은 이제 더이상
타오르는 태양이 아니었습니다.
일상생활에 젖어서 한주를 보내고
한적한 휴일의 입구에서
더없이 밀려드는 그리운 노을은
어디서 찾을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