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그립습니다
맑은 햇살 쬐이며 구슬땀 내려앉은
안개 낀 그늘에 앉아 깊은 산 속 공기에 취해
목청 높이 들리는 그 산의 품에 기대고 싶습니다
강이 그립습니다
바람의 움직임에 물살의 모양 흐트러지고
구름 빛으로 강물에 눈 맞추며
철 따라 바뀌는 물소리가 있는 그 강에 닿고 싶습니다
바다가 그립습니다
파도의 모양으로 푸른 청명함을 알 수 있고
물거품의 숨결로 모래와 자갈을 벗 삼아
세상 고뇌 품어주는 그 바다에 살고 싶습니다.
하늘이 그립습니다
구름은 색색깔로 바뀐 모습으로 대지에 무늬 그려 올리고
산호빛 하늘로 나뭇가지 그림자 만들어주며
닫힌 가슴 열어주는 그 하늘과 마주하고 싶습니다
들녁이 그립습니다
갈대밭 가지런한 바람으로 모양새 흐트러지고
무성한 잡초와 민들레 씨 뿜어 모자이크 그려 장식하고
넓은 가슴으로 푸근한 마음 가질 수 있는 그 들녁에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