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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첨탑에선...


BY kooolman 2002-06-27

시간의 첨탑에 서면

세상은 고요해야만 한다.

보일러 물 흐르는 소리.
윗층 화장실 쓰는 소리.
술먹고 늦은귀가하는 발소리.
옆집부부 싸우는 소리.
도로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소리.
그리고
아주 간간히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사이렌 소리.


시간의 첨탑에 서면

세상은 고요해야만 한다.

다이어리 한장 넘기듯 가뿐한 시작도 좋다.

하지만 분명 시간의 첨탑에서만은 우린
엄숙해져야 한다.

넘치는 정열과 광기와 번민을 술에 싣는것도 좋다.

하지만 분명 시간의 첨탑에서만은 우린
되새겨볼줄 알아야한다.

어떤이에겐 하루를 정리하는
또 어떤이에게는 하루를 시작하는
또 다른이에겐 그 절반에 가까이 선.

밤 열두시!

가만히 눈 감고 누워
내 오장육부들을 들여다 보는것도 좋다.

방안을 가득채우는 결코 시끄럽지 않은 음악으로
지친 몸을 달래는것도 좋다.

사랑하는이가 곁에 있다면 자는 그이의 살결을 쓰다듬어
살아있음을 확인해보는것도 좋다.

생을 단축시키는 극악무도한것이라는 담배 한개피를
빼어 무는 것도 시간의 첨탑에서만은
아름답다.


하지만.

우린 그 어느때보다 고요해야만 한다.
심장박동을 줄여서라도 우린
우리안에서 넘쳐흐르는 소리들을 주워담는......

바늘끝만큼의 여유를 가져야만 한다.


시간의 첨탑에서만은
우린 고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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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들러보는것 같습니다.

낯익은 이름들이 보이는게 설치않아 좋군요^^

다들 잘 지내시리라 믿습니다......


요즘이야 축구때문에 어디 나쁠게 있나요?


오랜만에 놀러왔다.....하릴없이 서성이다

그냥 갑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