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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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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림... †


BY 그리움하나 2002-06-20

† 기다림...  †


앙상히 마른 푸성퀴, 잔가지...
아낙의 갈코리 굳은살밴 손아귀
한웅큼 긁어모아,
허적~허적~ 능선끝 구름처럼 메달렸다.

후~ 입속의 불씨는 아궁이속으로 옮겨져
자글자글 아낙의 시름 많은 이마에는
분칠마냥 검댕이 칠해지고,
삭쟁이 볼 한가운데 눈물 한방울
주르르~흘러내리네.

뉘를 위해 저녁을 준비 하는 가...

어느새 조그만 구들장
아낙의 온기로 짤짤 끓어오고
수수깡 아낙의 가냘픈 몸은
바람처럼 스산히 분주하기만 하구나.

찬서리 이곳저곳
님 머물자리 식을 새라.
슝~슝~ 하늘바람 들이치는 문풍지
치마 깃으로 가리워지고,
김나는 밥주발 꼭꼭 눌러담아
냉큼 아랫목 이불사이 숨었다.

은빛 쟁반 화롯불위 뚝배기 된장찌개...
아낙의 사랑만큼이나 구수히 데워지는 구나.

서산에 해는 이미
땅끝으로 떨어져 나뒹굴고
싸리문밖 삽살개,
내려앉는 땅거미 물리치나
컹~컹~하릴없이 짖어만 데는데...

기다리는 님은 아니오고,
부는 바람만이 애섭다.

마당 한가득
이 기다림 펴 널어놓으면 오시련 가...
어디메쯤 오시는 길이신 가...
혹여나 오시는 길 잊지나 않았는 가...

아낙의 슬픈 눈망울
기다림과 원망으로 흔들리고
땅끝으로 떨어진 눈물
파도분말되어 알알이 부서지네.

길디긴 겨울밤...
검은 하늘  널널히 흩어진 별들만이
아낙의 머리위로 눈처럼 소복히 쌓이고...

아낙의 서러운 기다림만이 백야를 이루는 구나.



...02/6/19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