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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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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야? 내 말 듣고 있니?


BY 개망초꽃 2002-06-20


      몰랐었다고 말함이 옳아. 너가 여기까지 왔던 날, 아무 느낌도 없었다는 말처럼.. 넌 내가 본 흔한 민들레 꽃인 줄로만 알았지. 한 때 노랗게 피는 풀꽃. 또랑가든 철길가든 시멘트 틈사이든 거칠게 피는 민들레라 단정지었거든. 민들레야? 가지마라. 더 이상은 내 곁에서 벗어나지 말았으면 해. 위를 향해 힘차게 뛰어가는 너였으면 해. 민들레야? 울지마라. 날 보며 화창하게 웃어 주던 너였으면 해. 슬플때도 웃고 힘들어도 웃는 너였으면 해. 오후에 비가 와서 널 기다렸어. 넌 오지 않았지만 막연히 기다린 건 네가 비를 좋아해서야. 비오던 날 우리 처음 사랑해서야. 우리 사랑 아주아주 유치하지만 사랑은 그런거래. 아무것도 아닌 일에 욕심을 부리고 별것도 아닌 말에 토라지고 그게 사랑의 시작이래. 넌 흔한 풀꽃이야. 비를 맞고 앉아 있던 민들레야. 그땐 몰랐지만 이젠 알아. 난 널 사랑한다는 걸... 민들레야? 내말 듣고 있니? 난 널 기다리고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