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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행복


BY 개망초꽃 2002-06-15

작은 행복

천둥 번개 소리를 자장가 삼아 아침잠에 빠지며
작은 행복에 젖는다.

한 낮 베란다에 잘 자라고 있는 들꽃같은 사랑초를 보면서
작은 행복을 알게된다.

혼자 먹는 점심밥이 하기 귀찮아 
라면물을 올려 놓고 라디오를 켜면서도
작은 행복을 느낀다.

짙은 갈색 커피 한 잔과 
선물로 받은 시 집을 한장 한장 읽으면
작은 행복이 향기롭다.

착한 막내 아들과 창밖 쳐다보는 것을 즐겨하는 개 한마리와 
다른 나라끼리 하는 축구를 보면서 
작은 행복에서 따스함이 베인다.

저녁무렵 나를 꼭 닮은 딸아이와 사소한 이야기를 하면
작은 행복이 다정하게 일렁인다.

컴을 열고 님들이 쓴 에세이와 시를 읽으면
작은 행복 때문에 외롭지 않다.

밤이 다시 오고 멀리 아파트 상아색불빛이 하나 둘 꺼져가도
새벽까지 잠 못 이루는 어느 시인의 집이 있어,
나는 오늘도 작은 행복으로 하루의 커텐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