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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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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결박


BY mujige.h 2002-02-09

그을음이 남긴 매운 향처럼

그리운 시간들이 난무하며

먼지처럼 일어서는 밤입니다

들을 수 없는 그대에게

겹겹이 쌓아 놓은 마음을 풀어

긴 강처럼 흐르게 하겠습니다


검푸름 밝혀 오는 여명이

아침을 흔들어 깨우지만

그대만큼 날 기쁘게 하지 못합니다

흙담 넘어서는 붉은 황혼이

우울하게 어둠에 잠겨 가지만

그대만큼 날 슬프게 하지 못합니다


하얀빛 부서지는 눈밭에서

마음 터지는 감동을 받듯이

그대를 향한 마음이 그랬습니다

사랑의 결박으로

접히는 날개라도 참 행복하여

기쁘게 땅위에 살았습니다


다시 밝아 질 아침이 멀지 않습니다

그대 그리는 기억이

날마다 싱그러운 꽃처럼 피어나고

이마의 땀을 서로의 손으로 훔쳐주던

우리의 깊은 고뇌와 사랑을 기억하며

내 푸른 강을 흐르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