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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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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쓰기


BY 염원정 2002-02-06

--일기 쓰기--

                                                              염원정 

등을 밝히고도

내 등짝을 볼 수 없이 막막했던 한 때 

 
고해와 참회를 해도 
눈물샘 막힌 눈은 건조함을 호소할 뿐 
오뉴월 장마철에
온 세상이 범람에 범람을 거듭해도
사막 속에 홀로 갖혀 물음표만 이고

몇 해를 거듭   

메마른 강줄기를 따라 걷고 또 걷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가부좌를 튼 옹달샘을 만났을 때의 그 경이로움

 

결국,

그 옹달샘에 목을 추기고

얼굴을 비춰보며 

눈 가득 옹당샘을 퍼올리다가

눈물 줄기 어디선가 

막힌 샘을 뚫고 나오려고 애쓰는       
물소리를 처음 듣던   

그 날을 기점으로

 

심장부터 말초신경까지  
바다를 향해 뻗으며 

거대한 핏줄을 따라
맥박 하나하나

펄떡거리는

활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