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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나무


BY kbs53 2002-01-26

속이 들여다 보이는 나무
창자까지 다 보이네
말없이 죽어간
씨알들의 순종까지 다 보여주네
뿌리가 썩어도
온몸이 상해도
잎을 다 떨구어 세상의 부귀와 영화
손톱만큼 없어도
속을 다 보여준나무
요즘 같이 험한 세상
오염된 땅에 굳세게 발딛고
바람도 꿈쩍 않던 그리운 나무
선한 나무 우리 아버지 목사님
교회마당에 부임해서 심었던 나무
오늘 울었다
세상 사랑 다 접고
하늘나라 가신 우리 아버지 목사님
따라가지 못해
밤새 눈비를 맞으며
그렇게 슬피 울었다
오염된 세상에서도 하이얀
투명나무
정말 그리워
그렇게 밤이 맞도록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