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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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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촌 이야기 (10) -유행바람-


BY 빛달토끼 2001-10-04


-유행바람-

내 사는 빌라촌은
촌마을 아닌 촌마을이다.
뒤편은 고추 배추
굵어지는 텃밭이요
길 건너 저편 사과 밤
여무는 과수원이다.

이놈의 촌마을도
다가구 주택건축
유행바람 휘몰아쳐
비온 뒤 죽순 크듯
발뻗고 누울 듯한
땅 자리만 있으면
사층짜리 오층짜리
닭장 집이 올라간다.

올 봄에 완성된
태영빌라 옆으로
오늘도 터다지기
기초공사 한창이다.
유행이면 껌벅 죽는
대한민국 사람들
만세! 만세! 만만세!


2001년 9월 2일
공사장 소음에 무뎌진 귀 후비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