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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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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1 - 외할아버지


BY 꼬마주부 2001-10-04

추석1 - 외할아버지

추석 전날,
참치캔 꾸러미를 들고 외할머니댁에 갔다

벌써 스무살이 훌쩍 넘어 시집 간 큰 손녀가
신랑의 손을 잡고 추석 인사 갔다

막다른 골목 끝, 작은 꽃밭 있는 양옥집
마루에서는 송편빚는 손길들이 바쁘다

중풍이 와서 왼팔이 마비된 외할아버지 앞에는
손수 만드신 송편이 가득하다

방금 쪄낸 뜨끈뜨끈한 송편과 어린애 머리통만한 배를
대접하시는 외할머니
방금 점심을 먹어 배가 부르다는 큰 손녀 부부

손사래치며 고개를 돌리니 보이는 처음보는 틀니 한 벌

"추석 잘 보내세요..."
"오냐"

대답하시는 외할아버지 주름진 입이 옹그라져 있다

큰 손녀는 자랐고, 외할아버지는 늙었다

명절마다 큰 손녀가 자란 것보다
10배씩은 더
늙어있는 대나무같던...

외할아버지

2001.10.3.꼬마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