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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 두부 아줌마


BY 이재조 2001-09-19

딸랑 딸랑
오늘도 두부 아줌마 소리
어김 없이 들린다

딸랑 딸랑
재현이 엄마
형인이 엄마
예본이 엄마
얼른 나와
두부 사가야지
그렇게 말하듯
딸랑 딸랑 두부 아줌마
말없이 딸랑 방울 소리만 크다

큰 대접 두개 들고
슬리퍼 잽싸게 끼워 신고는
뛰어 내려가는 계단이 너무 많다

아줌마
저 가요

작년 겨울
막내아이 수레에 실고
두부 팔던 아줌마

작년 가을
남편한테 맞은 퍼런 눈을 해가지고
두부 팔던 아줌마

작년 여름
모자 하나에 찌는 더위를 감추고
두부 팔던 아줌마

작년 봄
한번도 들을수 없었던 딸랑 딸랑 소리
두어달 만에
나타나서 하는 말이
"너무 아퍼서..일 못했지.."

딸랑 딸랑
두부 아줌마
돈주고 사는 두부 보다
한번 해먹으라고 떠주는 숨두부를
더 많이 주는 두부 아줌마

딸랑 소리 만큼
크고 시원하게
앞으로는 그렇게 사시길..
앞으로는 두부 처럼 따스한 일만
있으시길..

슬리퍼 벗겨질라
아무리 늦어도 아줌마는 안가는데
왜 이리 내 맘은
급한지

아줌마
저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