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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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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BY 촛불 2001-09-09


사랑이라는 나른한 감상에 젖을 만큼
나는 편안하지가 않다.

나의 현실은 늘 고달프고 숨가쁘고 치열하고 처절하다못해 무섭다.
돈! 그놈의 돈 때문이다.

가난속에서는 사랑이 나오질 않는다.
그 말랑하고 부드럽고 달콤한 것이 나오질 않는다.

나보다 여유가 많아
좀 센치한 소녀인듯 사랑놀음이나 하는 옆집 아줌마를
나는 경멸한다.
서른 몇살에 애가 둘이나 있는 아줌마가 동네 아저씨와
놀러다닌다니!!!

그렇다고 그녀가 부럽진 않다.
사랑이란 여유있는자의 허무한 장난이겠지만
그조차 허용되지 않는 내 현재가 비참하진 않다.
그런 말랑한 연애 따위는 결국 자본주의사회에서의
속빈 선물상자같은 것이므로...
없는 사랑을 위조해가면서 그들이 즐기는 걸 보면 웃음이 다 나온다.

나는 차라리 그 시간에
신문이나 한 줄 더 읽고자 한다.
정치 불감증을 깨고자 한다.
이 가을에 괜한 감상에 젖은, 한가한 미시족이 되어
형체없는 사랑놀음에 빠지기보다는
좀더 의미있는 나날을 만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