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가는 날
호랑이띠 새색시
서른 두 살 신랑 만나
시집간다
하늘로 휘장 치고
구름은 살랑
초가을 햇살이 톡톡 튄다
아이들은 토끼처럼 뛰어 다니고
뚱뚱한 아줌마 손 부채 부쳐대고
처녀들 앙큼 떤다
노처녀들 그늘로 숨어버리면
꼰대 같은 교수님도 싱글벙글
모두들 신이 나서 술렁
마흔 살 늙은 색시 시집가는 날
삼백 살 향교도 술렁인다
우암산이 흐뭇하다
2001. 9. 2.
* 사람들은 남자가 아깝단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
굳이 따지자면
젊은 신랑은 호박이 넝쿨채
들어온것이다
8년의 경험도 같이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