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슬한 가을바람 따라서
들길을 걸어간다.
기다리는 님도 없고
반겨줄 벗도 없는데
무작정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들길을
텅빈 가슴을 안고 걸어간다.
생의 마지막 연주를
슬픈 곡으로
매미는
쓰르램 쓰르램~~~
가슴을 쓸어 내린다.
흘러가는 흰구름 그림자 밟으며
다정하게 걸었던 님은
가을이 오면
들국화 꺽어 들고
오신다고 했는데.....
님은 오시지 않고
평화로운 대지엔
맑은 햇쌀이 쏟아진다.
신의 은총이
온누리에 충만하고
맴돌던 고추잠자리 한마리
사뿐히
내어깨에 내려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