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헉 거리며
치악산 올라서니
하늘 끝 자락 저멀리에
고향의 숨결이 느껴진다
자장자장 엄마의 자장가 소리
꼬르륵 고픈 배 움켜쥐고
토방에 앉아 소꿉놀던일
등잔불 심지 타는 줄 모르고
밤새 재잘거리던 친구녀석
졸린 눈 감으며 끄덕이던 나
등록금 못내 종일 울던일
동생업고 길 가다 도랑에 떨어진일
엄마랑 화전밭 일구고 콩 심던일
주린 속 채우기위해 나물 뜯으러 깊은산 헤매던일
와룽 대룽 탈곡 하던일 ...
여덟식구 옹기종기
좁은 방에 복작대던
힘들었지만
수많은 추억이 어려 있는 저 산 아래
땀방울 눈물방울 사이로
피식 웃다 바라보니
작은 나뭇잎들이
허둥대며 한평생 살아온 나를
실눈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