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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걸어서...


BY 얀~ 2001-05-07

(도둑맞은 천국...)

좁은 길은
속 좁은 내 모습 닮아
대로를 택하곤 합니다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는 대로
천천히 걷다보면
위안이 됩니다

인생살이
굽이 굽이 휘어지는 허리
시린 통증
곧 바로 서서 바로잡아 봅니다
아픈 허리도 세우고
앞으로 삶도 곧바로 세워 봅니다

터덕터덕 걷습니다
온전하게 살려는 강박관념이
똑바로 똑바로 소리를 질러도
채우려는 욕심으로 힘겨웠던 거지
버리고 놓으니
빈 몸
날아오르는 기분
이제야 알겠습니다

이젠
골목길로 갑니다
돌아서면
새로운 희망이 있다는 믿음으로
골목길로 들어 섭니다
모퉁이 돌아서
행복이 미소지으리라 믿으며...

시력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세파의 그늘 앞에서
속물처럼 살면서
거울 속에
마음 개인 날 없는 내가
천둥치고 찢겨 울고 있는 내가
원망하며 절규하는 내가
살아날까 두려워
걷고 걷습니다

굽고 굽은
삶도 이겨내고
분노에 좁아진 폐부의 숨통도 열고
증오로 일그러진 얼굴도 씻고
걷고 걸어
시린 맘 사라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