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 가지 끝에 걸린 꽃봉오리
목련은 사월의 침묵을 깨는
막 시작된 어린아이의 옹알이 같아라
바람이 불면 껍질만 남은 어미는
마지막 일까 두려운 사랑으로
보드라운 솜털 융단으로 감싸고
온 몸으로 찬기를 막았어라
흐린 하늘에 명치끝이 시려도
공허한 자궁의 흔적은 가리고
빈곤한 가슴을 치며 아팟어라
따뜻한 햇살이 그리워 흔들려도 빗장을 걸고
시샘하는 추위도 때아닌 눈발에도
자연에 순응하며 지탱하기 바빳어라
삼월 어미는 마른 껍질로 소임을 다하고
사월 아이는 미치도록 하얀 꽃잎 피워선
윤회의 굴레에서 짧은 탄식으로 뿌려지고
다시 사랑으로 잉태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