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 내리는
비를 맞으며...
사랑도 비와 같이
가슴을 적시고 흘러
땅으로 스밀수만 있다면
천근의 아픔으로 젖는다 해도
이대로 멈추어 서서
빗속에 잠기리라
잊으리라 내 당신을...
추억으로 내리는 당신을
한번만 생각하고
다시는
내 당신을 기억하지 않으리라
당신속에 깃든 나도
거둘 수 있으면 거두고 싶어라
아픔으로
닿지 않는 폐곡선으로
그대 사랑 보챌수도 없었기에...
그림자처럼
맴돌기만 하는
잎새위의 이슬이 되어 떨어지는
비를 맞는다
쉬임없이 내리는 비가 되어
내렸던 나의 눈물위로
비는 내리고
또 그 위에 보태지는
보고픔의 바람은
내 가슴을 휘젓고 지나간다
우리 만남은
비로 시작해서
눈내리는 밤으로 재우고
이제
봄을 재촉하는 비속에
씻을수만 있다면
나의 추억들이
비속에 녹아들도록
하늘이 텅 빌 때까지
이 빗속에 있으리라
추억할 수 있는 모든것과
당신을 기억할 수 있는 모든것들
한번만 가슴에 안고
비와 함께 걷는
걸음마다 하나씩 버리리라
비 그치고
새로운 빛으로 아침을 맞이하면
그늘진 가슴
햇빛에 널어 말리고
어둠속에 맞던 비는
가슴 한편에
기억상실로 놓아두리라
당신 사랑의 믿음으로
새로운 이승에서의
첫만남으로
다시 펼쳐 보일 수 있을
그날까지...
추억으로 내리는 비
당신과 나를
망각이라는 이름의 강으로
인도해주기를
꿈꾸며
바쁘게 사라져 가는 인파사이를
추억으로 내리는 비를 맞으며
비어가는 가슴이 되어
걷고....또.....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