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숲길을 걷고 싶다.
자전거보다는 그냥 말없이 걷고 싶다.
나무냄새 그대로,
풀냄새 그대로,
흙냄새 그대로...
그 길을 걷고 싶다.
두 길로 이어진 나무만의 길.
그 길따라 이어진 풀숲길.
하늘이 이따금씩 보이고,
바람따라 흔들리는 풀꽃과
꽃들과 실갱이하는 풀벌레와
그 길을 천천히 걷고 싶다.
비에 젖은날에도,
새벽안개에 싸인날에도,
작은일에 웃을 수 있는 사람과
사소한 이야기도 귀기울여 들어주는 사람과
그 길을 손잡고 걷고 싶다.
먼훗날 추억으로 가슴 먹먹해지더라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가더라도,
그때는 아름다웠어.
그래,그 날로 돌아가고 싶어.
흐린 기억으로라도...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더라도...
그 길을 다시 한번만 내 사람과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