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한 개비
나란히 차를 타고 가다가
'흠.. 담배 불 좀 붙여주..'
가끔 그는 왕처럼 말한다
눈을 흘기며
요령없이 한모금 빨다가
'켁켁'
내가 붙여준 담배 한개비에
세상 다 얻은 듯 행복한 그
그 모습이 좋아
마른기침을 토하면서도
그의 담배시중을 든다
언제부터인가
그 담배의 뒷맛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쓴고독처럼
아픈 기억처럼
아련한 그리움처럼
그것들을 삼키듯
한모금 연기를 먹는다
삶의 무게 버거워지는 날
옆에 앉은 그의 눈치를 살핀다
'담배 불 좀 붙여줄래?'
그 말을 기다린다
'담배 붙여줄까?'
그가 물어오기전에
내가 먼저 묻는다
그 몰래 한모금 먹는 담배연기
내가 삼키는 것
그것은 담배연기의 메케함이 아닌
내 삶의 쓰라린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