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식힐 겸
등산로로 이어지는
스산한 오솔길을 걸어 본다
이곳은
온갖 상념을
털어 버리기엔
그만인 곳이다
앙상한 가지가
외로운 느낌으로 다가오고
오늘따라
머 얼리 바라다 보이는
산자락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아마도 내 가슴속에
님이 와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숲 속에서
불어오는 소슬바람은
아직은 싸늘한
기운으로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
옷깃을 여미게 하여
아직은 겨울이
우리 곁에 있음을 생각케 한다
고개를 들어
시선이 닿는 곳에
님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하면서
나도 모르게
빙긋 웃음을 지어 본다
잠시나마
세속의 모든 걸
잊어버리기엔 그만이다.
- 나도 모르게 방을 만들어 준 그녀가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