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영 버영 하다보니 첫해의 첫 달을 보낸네
새 달을 맞으며 내 심 포부도 크게
지그시 눈 감고 구상에 심취하네
창 밖을 내다보니 잿 빛 하늘에는
눈 가루가 시야를 흐리게 하네
지난 해에 폭설로 온 대지를
설원으로 옷을 입혔네
백색의 대지는 은 빛으로 수를 놓았네
은 빛의 대지위에 덩구라니 서 있는
설원의 지킴이가 떡 버티고 서 있네
앙상한 지킴이는 설화가 만발하네
살을 에이는 바람이 휙 하고 지나가네
심술궂은 바람의 소용돌이에
설원의 지킴이는 설화를 놓쳤네
앙상한 지킴이의 발아래
설화가 소복히 자리 잡았네
설원의 청소부인 회오리 바람은
아름다운 설원을 할쿼고 지나갔네
할쿼고 지난 간 바람의 흔적들에
양지바른 설원에는 사그락 사그락
설원을 녹이는 함성이 들리는 듯
뽀얏게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네
아지랑이 피어오는 설원에
뾰족한 새 생명들의 출연이
온 대지를 힘 차고
찬란하게 수를 놓으리니
만물이 생동함에 안면에는
엷은 미소가 번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