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만남이
숙명이었다는 당신은
나의 마지막 사랑입니다
당신과의 만남이
기다림으로 시작해서
기다림으로 끝난다 해도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그리움은 파도를 타고
때로는 성난 몸부림처럼
때로는 부드러운 미풍이 되어
혼자만의 시간속으로 파고듭니다
예고없이 찾아와
나의 삶을 흔들어놓으신 당신은
우리만의 안식처를 위해
그리움도 접어야 하겠지요
머리속을 스치는 많은 생각들도
당신 따스한 손길아래선 모두 무색해지고
가슴아픈 고통의 순간들도
부드러운 당신의 격려속에선
모두 녹아 내립니다
시간은 우리를 위해서 존재하지 않는듯
기다림의 시간을 더욱 길게 해줍니다
만남의 시간들은
찰나의 섬광과도 같고
늘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당신을 그리는 아픈 마음들은
나뭇가지를 타고 올라가는
이슬의 영롱함으로
등꽃이 되었습니다
신들의 실수로 비껴나간 사랑은
이제 뿌리내린 나무 하나를
거두어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너무 늦었다는 말은
차마 당신 앞에서 할 수 없음을 알기에
나는 지금까지의 생을
전생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망각의 강이 있다면 띄워버리고
새로운 세상의 문턱에 서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다시는 비껴가지 않는 사랑으로
만나는 그날까지...
사랑으로 오신 당신은
나의 온 마음을 가져가 버렸기에
텅빈 가슴을
그리움으로 채우며
마음으로 흘리는 눈물들은
아침이슬이 내릴때마다
하나씩 나뭇가지에 올려 걸어
한송이의 등꽃이 되어
당신이 환한 웃음 되어 돌아올 날까지
기다림으로 남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