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잊고 있던 당신모습
해 돋듯 하나 떠올랐습니다
깊은 산 속에 살던
산 사람 같던 맑은 모습
짧게 자란 머리카락과
찢어져 입 벌린 물색 청바지
깡마른 몸매에
커다랗게 검은 눈은
허공에 해처럼 빛났습니다
한마디 말에서
깊은 산 속
대 나무숲의 청아한 소리와
진한 솔 향기 풍기고
갈증에 탄 내 가슴에 신화처럼 내리어
솟구치게 하며
내 실상의 중심으로
끝없는 화두를 던지셨습니다
달려가 도 달려가 도 알 수 없는 일들을
내게 분명하게 일러주고
사는 방법을 보게 하던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당신이었습니다
극단에 길을 막아서며
삶의 길을 조용히 바로 잡아주며
세속의 가운데에 자리 한체
하얀 학 처럼 고고한
검은 눈을 가진 아름다운 스승이었습니다
하얀 눈 내린 오늘 아침
아직 보관하고 있는
산중의 당신 회색 옷 한 벌 꺼내 들고.......................
당신의 손으로 꿰어 맨
옷섶에 하얀 실 뜸 자국이 이제 누렇게 변해 있는데
나의 기억안에 당신은
아직 푸르고 푸른 솔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