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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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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주부백일장에 올렸던 글입니다)


BY 철부지 모모 2001-01-02

얼 굴


어느 따스한 봄날
꽃 너울 타고 나비처럼 날아든 얼굴
새벽이 눈을 뜨면
내 얼굴보다 먼저 다가오는 얼굴

때로는 용암처럼 뜨거운 눈빛으로
오월에 장미를 꽃피우고
때로는 천둥소리와 소낙비 처럼
가녀린 잎새를 울리기도 하지만

봄바람의 팔랑대는 꽃잎처럼
제 향기에 나부낄 때면
늘 바위 같은 얼굴로 내 곁을 지켜주고...

세상 이야기
종달새처럼 지줄대는 나를
심연의 강물처럼 소리 없이 지켜보는
그의 얼굴보며

내 마음은 비가 내리고
꽃 피우고
열매 맺고
잎새를 떨구는
그런 세월이 흐른지 어느덧 스므해.

그러나
그의 얼굴에
근심의 뿌리가 깊은 주름 만들고
한숨의 바람 끝에 흰머리 돋았네

할키고 물어뜯던 옛 상처를
이제는 동여 메 주며 아파하는
내 얼굴보다 낮 익은 당신의 얼굴 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철부지 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