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스스로 꺼버린
내 몸의 모든 불꽃
이제 내몸에는
고압전류가 흐르지않네
가족의 중심에서
올곧게 사는 길이라고
담 너머는 그리움의 눈길도
보내보지 못하고
앞만보려고 자신을 담금질했네
청춘이 청춘인줄도 모르고 보내버리고
어쩌지 못할 아픈견딤인체
가을걷이 끝난 빈 들판에
여윈 허수아비되어
마른 울음을 삼키네
나무들도 곱게단장하고
빈 나목으로 맞을 계절앞에
꽹과리치며 반갑게 손잡는데
이네인생 남루해서
고운옷 한벌 준비하지 못했네
걸어온 길 위에
아름다운 족적한점 남기지 못한체
가을걷이 끝난
황혼의 빈 들녘에
벗은몸으로 이삭줍기 하네
살아온 날들이 안타까워
남루한 목숨을 벗는날까지
목메이게 뒤돌아보며
레테의 강을 건너야 하리
인생의 또 한폐이지를 덮어야할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고
혼자 부르는 황혼의 슬픈노래
주름살 사이로 비집고 나온
흐리고 수척한 눈으로
세상을 슬퍼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