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어내는 마음 --
가득 채워진 창고를 들여다 볼 때마다
비워져 가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게
욕심인가 보다
어쩌면 가득 찼다는 게
착각이었던지
아니면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는 허탈함인가 싶다
마음 비워내자
그리 다짐하는데 왜 안될까
그건 소유하려는 마음 때문이다
결코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붙들고 힘들어하려는가
놓자
비워내자
이제 이루려고 하지 말고
이루었다 생각하자
바램 같은 것 말고 더 바랄 것 없노라고 하자
이제 기다릴 것도 없고
이미 넘치게 누리고 있는 거라고
어디 있느냐고
거기 그 만큼에 있는 걸 너무도 잘 알면서
거기 그 자리
인정하고 기억해라
내가 갈 수 없듯이 더 올 수 없음을
그것으로 됐다지 않는가
이런 마음이
밀어내는 마음이 아니기를
-- 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