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모님은 맘이 아프지만.. 웨딩사진이 없습니다.
저희 아빠는 어릴적에 할아버지 손을 잡고 피난을 나왔지만.. 형제들이랑은 연락이 끊기고.. 혼자다시피 지내다..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여자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인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채 부부의 연을 이은지..37년..
아빠는 내년엔 칠순..
엄마는 환갑을 지나 63세..
아빠의 환갑땐.. 집에 여유도 없었기에.. 그냥.. 식사만..
엄마의 환갑땐.. 외할머니 팔순이셨기에.. 그냥 식사만..
완전 불효를 했죠..
외할머니 팔순때.. 외할머니는..
저희 엄마를 보시곤 눈물을 흘리시며..
첫째딸이고.. 가장 몸이 안좋았고.. 가장 이뻤고.. 가장 공부도 잘하던 내딸이.. 아직 남들 다하는 결혼식도 못하고 사는게 이 어미의 한이라며.. 나 죽기 전에 웨딩드레스 입은 사진이라도 봤음 좋겠다고 하셨죠..
그말은 들은 저와 저의 오빠는 고개를 들 수 없었죠..
저희 남매는 당당하게 결혼식을 하고.. 가정을 꾸미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뭐가 그리 힘들고.. 뭐가 그리 어렵다고.. 외할머니의 소원을 못들어드릴까.. 했지만.. 생활이 빠듯하다보니.. 버겁네요..
또한 아빠는 병원에서 마음의 준비를 다 하라 했던.. 뇌출혈로 수술까지 받았고.. 식물인간으로 보낼 줄 알았는데.. 엄마의 대단한 노력으로 지금은 걸어다니시고, 또한 다리는 장애등급 받으셨고.. 한쪽눈은 보이지도 않으신상태.. 다시말해..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시죠..
그러면서도.. 공사장에서 일을 하시고..
엄마는 저희를 위해 먹고 살겠다고.. 미화일을 삼십년넘게 하셨고..
지금은 정년퇴직을 하여 집에 계시다.. 제가 애를 낳는 바람에.. 애를 봐주시느라... 몸이 안좋으신 상태네요..
딸로써 맘이 넘 아픈 저의 부모님의 얘기지만..
내년에 아빠의 칠순 기념으로 꼭 웨딩사진을 찍어드리고 싶습니다.
추억애 라지만..
저희 부모님은 웨딩 사진이 없기에..
손자와 찍은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꼭.. 저의 외할머니의 소원을 들어릴수 있게.. 꼭..
엄마이기 전에 여자인 저희 엄마..
더 나이 드시기전에 꼭.. 웨딩사진을 찍어드리고 싶습니다.
외할머니의 얼굴을 차마 보시지 못했던.. 아빠께.. 당당함을 얹여드리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