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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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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잘 갔다 왔니?


BY 그리움 2007-04-16

복녀니? 한국 갔다 왔어?”

근처 사는 순자의 전화다.

복녀가 사는 곳에는 주한미군을 쫒아서 들어 여자들이 근처에 여러명 있다. 물론 만날려면 한두시간정도   타고 가야 하지만...

그런 여자들끼리 전화연락도 하고 그런다. 그녀들의 반은 지금 이혼한상태이거나 이혼 후에 다른남자와 사는 경우이다. 그녀들 사이에 복녀는 복이 많은 여자로 알려져 있다. 데이브가 워낙에 복녀에게 하기 때문이다.

갔다 왔어. 그동안 지냈지?”

, 오늘 쉬는 날이라서 너희집에 한번 갈려고 하는데 가도 되니?”

, 그럼 놀러와. 데이브는 오늘 늦게 온대.”

알았어. 금방 갈께.”

데이브가  못가게 하기때문에 복녀는 멀리 운전 해서 가는것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 그러나 순자는 남편이 바람이 이혼을 하고서 혼자  공장에 다니면서 살기때문인지 어디든지 돌아 다닌다.

 

오늘 하루는 무엇을 할까 하고 있었는데 순자가 온다니 빨리 준비 해야겠다.

새벽에 나가는 데이브는 아침잠이 많은 복녀를 위해서 혼자 아침식사를 하고 도시락도 싸고 향긋한 커피도 내려 놓고 난 후에 복녀에게 키스를 하고는 출근을 한다. 복녀는 느지막히 일어나서 커피를 한잔 후에 텔레비를 보다가 순자가 온다는 소리에 바빠진 것이다. 점심으로는 밥과 짠지를 무쳐서 먹어야겠다.

김치는 없으니까 한국에서 가져온 멸치를 볶고 상추좀 뽑아서 씻어 놓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바깥으로 나가는 복녀이다.

 

아직 아침도 먹은 복녀라서 점심을 준비하다보니 시장기때문에 배에서 요동을 치고 있는데 순자가 도착 했다.

이게 얼마만이니? 지냈니?’

나야 먹고 살기 바빠서 매일 일이나 하면서 지냈지. 너는 한국에서 갔다 왔어?”

, 그럭저럭...”

아니 무슨 말이 그러냐?”

우리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셨어. 가시기 전에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우셨다네.”

아이구 그랬구나. 너는 아예 연락도 안하고 살았었지.?”

....”

아이구 숫제 그게 낫겠다. 나는 친정이라면 지긋지긋하다.”

하기사 친정이라고 잘살아야지. 나도 이번에 갔는데 아무것도 주더라. 내가 갖고 간것 받기만 하고 그냥 땡이야. 내돈 가지고 남대문 시장에서 사왔어.”

아고, 그래도 너는 보내달라, 보내라 그런 소리는 하잖냐. 나는 이건 살기도 바쁜데 뻑하면 돈좀 보내란다.”

아직도 한국에서는 미국에서 살면 부잔 알기때문이야.”

하기사 너나 나나 미국만 오면 모두가 사는줄 알았었지. 행운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알았었지.”

그래 그런데 이렇게 여기서도 벌기가 힘들고 돈을 아껴야 할줄 몰랐지.”

돈을 아끼기 위해서 주인의 양해를 얻은후에 근처의 감자밭등에서 감자를 캐다 먹는 복녀 내외이다.

내가 그렇게 돈을 아껴쓰면서 보내는데도 이건 한도 끝도 없어.”

그래 그동안 연락을 끊고 살았기에 복녀는 한국으로 보내야 하는 부담은 없이 살았었다. 그러나 다른 친구들 보면 친정때문에 골치 아파 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뿐인가 미국남자랑 결혼하는것으로 인해 구박들은 얼마나 받았나? 그러면서 손들은 내밀어?

괜히 부아가 터지는 복녀는 담배를 한대 태울려고 하니까 순자가 말린다.

밥먹고 피워. 배고파.”

그래 그럼.”

복녀는 밥을 푸면서 된장찌게 한그릇만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주위에서 냄새난다고 할까봐 끓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짠지와 상추쌈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하는 생각에 손놀림이 절로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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