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파란 하늘 그 위에 하얗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 뭉게구름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 정희 라디오 에선 이소라의
[기억해줘]가 흐른다 . 마치 그가 정희에게 말하는 것 처럼..
정희가 입사한지 만으로 2년째 승환이 사고난지 10개월째 승환은
6개월만에 퇴원안닌 퇴원과 제대아닌 제대를 하게 되었다.
지금은 일주일에 3번씩 통원 치료 중이다.
오늘은 입사동기인 6살 많은 김준이라는 그가 결혼하는 날이다.
그는 정희에게 몇번의 프로포즈와 퇴짜를 맞았다. 글쎄 정희의
마음에 승환의 자리가 그렇게 컸던 것일까? 그러나 사람맘이
이렇듯 간사한 것인가? 정희는 왠지 심난하다.
3개월전.....
"저.. 나 선봐.. " "네?.. 정말요?" "어.. 집안에서 맘에 든다하기
에 그냥.. 뭐..." "어... 잘 됐네요.. 잘 하고 오세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왠지 선을 보러가는 그를 잡고 싶어지는 정희
'훗.. 내가 뭐라고 잡아..?' 그리고 지난주 그는 회사에 청첩을
돌렸다. 그날 그녀와 그냥 결혼 하기로 했다고..
정희와 그의 사이를 조금 알고 있는 여자 동기는 정희의 눈치만 살
폈다. 그날 그렇게 퇴근을 하고 승환의 집에 들러 저녁을 먹고
집으로 왔다. 정희의 굳은 표정을 보고 승환 왠지 불안해 한다.
결혼전날 .. 그러니까 어제.. 넋놓고 앉아 있는 정희를 부르는
여자 동기.. "정희야 ..뭐해? 몇번을 불러도 모르고 .. 퇴근준비해
야지.." "어? 어 그래..." 장부를 마감하고 공장으로 보낼 물건도
챙겨 놓고 인사까지 하고 탈의실로 들어온 정희.. 한참을 또 앉아
있는데... 준에게서 호출이 왔다.. [어.. 나야 김준 .. 지금쯤
퇴근하고 있겠지.. 난 지금 너의 집 근처 카페에 왔있다.
전에 몇번 만났던 잠깐만 만났으면 하는데.. 기다릴께..]
옷을 다 갈아 입은 정희는 승환에게 전화를 한다.
"여보세요..어 승환아 어.. 오늘 은 좀 어때? " "음 좋아"
"오늘은 못 갈것 같아서 무슨 회식이 있데.." "어.. 그래
그럼 잘 놀다와 조심하구 " "어 .. 그래"
카페앞에서 정희는 그를 보았다. 축쳐진 어께 떨군 고개..
참 작아 보였다. 그의 앞에 앚았다. 앞에 앉은 정희.. 한참을 쳐다
보다 "정희야 .. 나 지금이라도 네가 결혼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않을께.." 말이 없는 정희 "정희야! 아직 늦지 않았어
너도 나 싫어 하지 안잖아 " "저..... 오빠 오빠 맘 고마운데요
이제 어러면 안돼는 거잖아요.. 그분에게 너무 미안한거 잖아요
미안해요 오빠 결혼식엔 못갈것 같아요 안녕히 가세요.."
결혼식날... 정희는 하루종일 집에서 아무도 만나지 앟고 있었고
승환은 뭔지 모를 불안감과 심한 두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김준의 결혼식은 이루어 지지 않았다. 식장에 신부와 그 가족들이
나타 나지 않았다. 물론 신랑도 나타나지 않았다.
정희와 그렇게 헤어진 승환은 신부의 집으로 찾아가 무릎을 끓고는
사실을 말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그녀를 포기할수가 없
다고.. 정말 죄송하다고.. 책임은 본인이 질테니 내일 식장에 나오
지 말아 달라고... 신부 부모님은 노발 대발 난리 였고..
신부는 차분한 어조로 차라리 잘 됬다고 .. 본인도 따로 좋아 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그분과 행복 하길 빈다며. 일이 잘 마무리 되
길 바란다고 하였다.
신부가 그렇게 말하니 부모님들도 더 이상 어쩌지 못하고 그러기로
하였다.
그리고 식당일 부모님께 죄송하다는말과 이유를 적은 편지만을
남겨 놓고 김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