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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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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BY 선유 2007-07-14

  이미 시작된 싸움이다.  눈물은 보이지 말아야지.

그런 야무진 생각은 물거품이 되어 버린지오래다. 

목소리 마저 떨리고 있다. 

아직도 서투른 말 솜씨.

10년을 살았지만,  여전히 남편과는 감정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빨리 나오라니까.  못 알아 들어!>

아니 그건 아니다. 

남편의 신경질적인 말투가 듣기 싫을 뿐이다. 

아이가 둘 되면서 부터 신경질적인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밤 일이  제대로 안 될 때에는 더욱더 그랬다. 

그 부분에 있어 서로 의사 타진을 하긴 했지만, 

사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다. 

머리를 감을 생각 까지는 없었지만 ,

속으로 불만을 토하는 사이  세수대야에 이미 머리를 처

박고 말았다. 

남편은 이제 아주 참기 힘든 심호흡을 내 뱉으며, 욕지거리를  해 됐다. 

왜냐고 묻고 싶었지만, 한편으론 그냥 갈때까지 가 보자는 심사가 생겼다.

 이삿날부터 뒤틀린 심사가 계속 꼬리를 물고 약간의 언쟁 거리만 있으면,

보란듯이 화를 냈다. 

많은 융자을 끼고 집을 사는 것이   꽤 많은 스트레스를 준 것 같다.

하지만 이제와 어쩌랴....

남편은 그날  백만원 상당의 물건을 도둑 맞았다.  

<하필,  비가 억수로 퍼붓는 날, 이삿날을 잡을게 뭐람....> 

정신없이 아이들 챙기며 왔다가는 하는 사이 도둑은 이미 물건을 챙겨 도망갔다. 

그 사실을 안 남편은 비가 오는데도 빗길에 달려나가 집집마다 기웃 거리며 물건의 행방을

알려고  했다. 

아연실색한 남편을 보고 이삿짐 센타 사람들은 짐을 옮기는 도중 물건을 들고 가는 사람을

보았다고 했다. 

누구냐고 물었더니,  집 주인인것처럼  말을 했다고 한다.

나중에 여러 사람의 말을 종합해 보니 그는 바로 이사올 사람이 보낸 지물포 주인 으로 심중

이 굳혀졌다.  

급기야 이삿짐 센타 사람과 남편은 그 지물포에 갔다. 

 

  그는 그들이 본 그 사람 이었지만,  이미 옷은 한 벌 짜리 다른 옷으로 갈아 입고 있었다.

그리고 큰 소리를 치며 심하게 발뺌을 했다. 

남편은 속이 쓰렸지만,  그렇다고 또 뭐라 말도 하지 못한 채 ,  모든 잘못을 내게 뒤집어 씌우

듯이 면박을 주며 화를 냈다.  그것도 못 보고 뭐 했냐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무척 화가 났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그냥 화내는 것을 받아 주었다. 

<그래도 집을 사서 이사를 하는 날인데,  좀 참아요.> 했지만, 

남편의 언사는 참으로 폭언에 가까왔다.

 

  어느덧 이삿짐은 다 실렸고,  대구오일이 새는 남편의 차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 달려갔다. 

이제 한 바탕 해야 할 때가 왔다. 

속으로 생각한 나는  최고의 볼륨을 높여 쏘아댔다.

<당신이 잘못 해놓고,  누구한테 큰소리야! >

<차 핑계대고  아침에 늦게 온게 누군데ㅡ에> 

<그렇게 중요 한 거면 미리 갖다 놓든지.....> 

남편은 약간 당항한 듯 했지만,  여전히 욕을 해대며 큰소리를 쳤다. 

<아뿔사!  내가 이런 인간하고 결혼을 했다니....> 

화가 머리 끝까지 났고,  남편의 뒷덜미 쳐다보는 것 조차도 속이 뒤 틀렸다. 

비는 어느덧 그쳤지만, 내 가슴엔 더 많은 얼음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집 하나 장만하고,  이렇게 남편의 무식을 견디어 내야 하는 여자의 인생이라니....

아!  참으로 비운의 날이로구나!>  

<그러나 어쩌랴!  나는 좋기만 한걸..... 누가 이 행복을 빼앗으랴...  히히히>

 

   머리에 수건을 감은 채 눈으로 남편을 째리며 무슨 용건으로 채근 하는 것인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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