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의 아름다움의 여유를 부리고 몽롱하게 취해서 박수폭포를 향했다.
사실 가고자 하는 곳은 박수폭포가 아니다.
박수폭포로향하기 전에 힌두절이 하나있는데, 그 곳의 워터풀이 내가 가고 싶은 곳이다.
날마다 30분씩 걸려 놀러오는 곳이다.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차가운 워터풀에 발을 담그고 있노라면 시름은 그 물줄기를 따라 저 멀리 저 멀리 흘러 내려가는 듯 싶다.
언제나와 같이 워터풀에 발을 담근 후 그 옆의 건물 윗층으로 올라갔다.
늙은 중이 산다는 작은 움막같은 방을 제외하고는 텅텅 빈.. 그냥 비어서 먼지가 쌓인 장소일 뿐이다.
한국의 정자같기도하고.. 절 같기도하고..
그 곳 난관에 걸터앉아 다시 담배를 꺼내 물었을 때,
발 아래로 낯익은 이가 지나간다.
나와 같은 체리나무 피리를 등에 메고서..
'헬로우~'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무작정 그를 불렀다.
그의 이름이 무엇인지, 그를 어디서 본 것인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부르고 나서야 당황스럽다.
'하이'
고개를 들고 인사를 건내던 그는..
... 다행스럽게도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저 가던 길을 묵묵히 가버렸다.
괜히 맥이 빠지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였다.
점심때가 되어서야 마을로 돌아왔다.
역시 워터풀템플에서만 시간을 보냈지 가이드북에 나와있다는 박수폭포에는 가지도 않았다.
여행자를 가장한 장기체류자.. 하하..
...내게 붙은 꼬릿말이다.
하는 일도 없이 날마다 오전내내 워터풀에가서 놀다 오는 난 마침 달라이라마의 강연이 있어서 모여드는 여행자들과는 다르게 달라이라마에 관해서는 관심이 전혀 없다.
그래서 붙은 꼬릿말... '장기체류자' ... 훗..
단지 난... 이 곳이 좋다.
이 곳에서 태우는 담배향이 좋다.
내가 머무는 이유는 단 하나다. ...............좋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