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시시각각으로 그 빛을 달리 하고 때로는 그 빛을 미쳐 느끼기도 전에 다른 시간 앞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어제와 사뭇 다른 오늘 앞에서 희는 서 있다.
남자가 있는 도시로 그를 만나려 왔다.
"여보세요 나 …차 희에요."
"차 희 너 어디야 지금 어디냐고?"
급하고 화난 목소리의 남자에게 차 희는 공허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지금 버스타고 가고 있어 사무실 옆 카페에서 기다릴께요"
카페안은 점심시간이 끝나서일까? 손님이 많지 않다.
구석진 자리에 깊은 등 받이가 있는 곳으로 희는 자리를 잡는다.
자신을 묻어 버리듯 깊이 앉는다.
지난 번 왔를 때처럼 카페안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그와 가끔 들르던 이 카페 안도…희만 달라진 것일까?
남자가 왔다.
"어떻게 된거야 차 희 너 정말 왜 이렇게 나를 애먹이냐 응 ?"
"난 원래 그런 사람이야"
"뭐라고…?"
어이없다는 표정의 남자. 남자의 시선을 외면 하는 희의 손을 남자가 잡고 일어선다.
"가자 밥먹으러 뭐좀 먹자 뭐 먹을까?"
"안 먹을거야?"
"안 먹긴 나도 점심 안 먹었어 삼계탕 먹자 너 그거 좋아하쟎아!"
삼계탕을 시켜놓고 마주 앉은 두 사람은 그저 서로 말을 아끼는 것 처럼 조심스럽다.
"일단 우리 밥먹고 나중에 이야기 하자 알았지"
삼게탕과 인삼주를 먹으며 남자는 희를 자꾸만 바라본다.
뼈를 골라내 주기도 하고 자신의 국물을 떠서 먹여 주는 시늉도 한다.
됐다고 손 사래를 치는 희의 얼굴은 순간순간 어두워 진다.
좀 쉬라고 그녀를 침대 위에 눕혀 주었지만 희는 이내 일어났다
'나 괜챦아 양치질 좀 하고 싶어 커피 냄새랑 닭고기 냄새가 너무 나!"
"그래라 그럼 나 좀 누워 있을께 낮 술을 했더니 좀 취하네…"
그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희는 목욕탕으로 간다.
그녀가 양치질을 끝냈을때 남자는 낮은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다.
희는 방을 나오는 걸로 남자와의 모든 것을 끝내려 한다.
행복하세요
예전처럼...잘 살아 내가 사랑한 사람아 안녕.
희는 그 방을 나오는 걸로 어제와 오늘을 잊으려 한다.
이젠 희에겐 내일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