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꽤 부유한 편이었다
시골에서 살기는 했지만 농사는 짓지 않았다
논이 몇마지기 있었지만 남에게 의탁해서 농사를 짓게해서
가을이면 쌀가마가 대청마루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것을 기억한다
아버지는 미군부대에서 근무하셨고 엄마는 그저 평범한 주부였다
이제부터 나의 어린시절을 이야기하고 싶다
기억은 잘 나질 않지만 아마 봄이었던 것같다
방안에서는 엄마의 다듬이질 소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문턱에 걸터앉아서 끄덕끄덕 정신없이 졸고 있는 나
갑자기 큰소리에 깜짝놀라서 눈을 번쩍뜨고 엄마를 쳐다본다
'''''''' 야! 방에 들어가서 자! 청승 떨고있네''''''''
한 순간에 잠은 어디로 사라지고 매서운 엄마의 눈초리만
나를 향하는 눈빛만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항상 내게 비치는 엄마의 모습을 무섭고 소름끼칠정도로 차가운모습 뿐이었다.
어린마음에도 '''' 왜 엄마는 이리도 내게 쌀쌀맞게만 대하는 것일까?''''
혹시 새엄마? 아니야 그렇진 않을거야''''
난 툭하면 얻어맞고 살아야했다 맏이라서 무섭게 대한다는 말은 어려서도 누군가에게 귀동냥으로 들은 것같다
난 멍청하리만큼 순진했다 지금도 그런 것같다.
항상 동생하고 비교되고 동생이 잘못을 했어도 난 거의 죽을만큼 매를 맞아야했다,
매를 맞는 날엔 거의 일어나질 못하고 기절상태로 있었던 것이 몇번이나 됐던 것같다 그럴때 우리 아빠는 뭐라 말씀한마디 하시지 않았다
애를 왜 그렇게 때리냐는 말한마디가 다였다
이유도 묻지않고...
난 엄마의 화풀이 대상이었던 같다. 무엇이 그리 엄마를 화나게 했을까?
왜 나는 엄마가 화가나면 매를 맞아야했는지 그 이유는 지금도 알 수가없다.
내가 초등학교 졸업식 때 인 것으로 기억한다
어찌나 날씨가 추운지 거의 동태가 될 지경인데
졸업식을 하기 전에 교실안에서 담임선생님과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니 아마 서운한 마음이었으리라
갑자기 선생님이 나를 부르신다 '''''''' 진아~ 무지 추운데 너희 집에서 장작 좀 가져올 수있니? (예전엔 장작하고 조개탄으로 난로를 피웠으니깐)
어떨결에 "예'''''''' 하고 대답을 하고 나왔지만 가서 엄마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할지 걱정이 되었다.
선생님께서 나한테 장작을 가져오라고 시킨이유는 한가지다
우리 집은 학교에서 10분도 안걸렸으니깐...
내가 집으로 향하면서 너무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은 며칠 전에 이미 장작을 가져갔는데 엄마가 정말 주실까하고 걱정이됐다
그래도 한가지 희망은 있었다 오늘이면 담임선생님도친구들도 모두
헤어지니깐 엄마가 배려를 해주실거라고 믿었다.
터덜터덜 집으로 가서 엄마의 표정부터 살핀다.
우물우물 망설이자 엄마는 물으셨다
왜 왔냐구 그래서 난 간신히 용기를 내어 말했다.
" 저...기... 우리 선생님께서 장작 좀 가져오라구 하셨는데..."
그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엄마는 막 소리를 지르셨다
" 야!! 장작 가져간지가 얼마나 됐다구 벌써 또..."
"당장가자 내가 가서 선생한테 따져야겠다"
난 막 엄마를 붙들고 하소연했다
"오늘이 마지막이잖아? 졸업이잖아 엄마 한번만 봐주라? 응...?"
우리엄마 내가 하는 말은 들은척도 하시지 않으시고
학교로 향해 달음질쳤다
난 도저히 교실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선생님 죄송해요''''
졸업식을 끝나가도 엄마는...아니 우리식구 누구하나 나타나지 않았다
옆집 승철이를 시켜서 꽃다발을 보냈다.
너무 섭섭하고 엄마가 미웠다.
그날부터 며칠동안 엄마와 말도 섞지 않았다
그러나 엄마는 항상 당당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