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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담배회사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게 진료비를 배상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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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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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BY 느티나무 2002-04-20

남편의 아르바이트주인의 배려로 우린 우동집에서 송별회를 했다.
한국인선후배, 일본인 선생님의 인사를 받으며 주인의 떠들썩한 인사를 들으며서 그간 일본생활에 있었던 여러가지 희비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다.
난 큰애 민희가 쉬하는 소리에 화장실로 뛰어 변기에 앉히고 아이를 기다리면서 서있었다.
"언니.... 피곤하지 않아요?"
은주씨였다. 남편의 1년 선배지만 나보다는 나이가 한살 적어 내가 결혼후 3년전 남편을 따라 왔을때부터 나한테 언니라 부르던 아가씨다. 처음엔 의지할데가 없어 낯선 이땅에서 붙임성있게 따라 괜찮게 생각했던 애였다. 처음에 얼마간은...
" 어... 괜찮아."
" 언니 나 언니 좋아해요."
"......."
"으음..."
"이쁘고 착하고, 성격도 좋고..."
" 많이 마셨어?"더 입을 떼기도 전에 막는 내 말에 짐짓 놀라는듯 아니라는 강한 표정을 짓는다. 너무나 드러나게...
" 아뇨...."
" 언니 다알죠?" 순간 악을 지르며 그동안에 참고 지냈던 말들을 다토해내고 싶었다." 엄마 똥꼬 닦아주세요.." 이럴땐 내새끼가 왜 그리 이쁜지....
아이를 추스리고 나가려는데 날 조롱하듯이 잡는다.
"광진이형 도 남자데요.. "
피가 거꾸로 흐르는 기분. 내 또다른 내가 따귀라도 한대 후려치며 그동안의 쏟아 붇고 싶었던 말들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고상치도 않으면서 난 그모든걸 자제하며 이성을 찾으려 애쓰는 내가 순간 싫었다.
"추해지지말고 그만가. 무슨 말을 하고싶은지 모르겠다. 나 너랑 마주보며 할얘기도 없고 하고 싶은 말도 없어. 오늘 이자리에 왜왔는지도 불쾌해." 들으라는듯이 힘껏 문을 쾅닫는걸로 내감정을 드러냈다.

아이손을 잡고 걸어오는 날 멀리서 보고있는 남편의 얼굴이 보였다.
아이와 눈을 맞추며 웃고 있었다.
"늦을거같은데 먼저 들어갈래?" 앉자마자 묻는다.
"은주 가는거 보고..." 인상을 쓰다가 아무렇지않게 " 마음대로해. 피곤할가봐.."
"괜찮아.." 이런 모임에라도 나오면 애들 챙기랴 사실 집에 빨리가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