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나를 베짱이라고 부른다
자기는 개미과고...
그럴 때 나는
"아, 베짱이가 있어야 개미가 심심하지 않죠!"
어차피 살아있는 동안엔 끊임없이 일을 할텐데
뭐 그리 아등바등 해야 하나 싶으니까
자기나 나나 이젠 죽어라 일만 하기보단
즐거울거리를 찾아서 재미나게 살기도 바쁘건만
오늘도 주일인데 지하실 화장실 고치는 일에
매달리느라 올라오니 저녁 8시나 되었다
사실 재주가 너무 많아도 옆사람이 피곤하긴
하다 처음엔 도와주는데도 마음에 안 들면
사람 주눅들게 큰소리로 면박 주기 일쑤였는데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나도 어느새 반전문가는 되었다
도와주면서 어깨너머로 배운 게 제법 되니까
어떨 땐 내가 가르칠 때도 있으니ㅋㅋ
이런 걸 청출어람이라고 하던가?
저녁을 먹고 나더니 수고했다고 얘기를 한다
전에는 내가 힘들게 도와줘도 그런 소리는
할 줄도 몰랐는데 이제 바야흐로 철(?)이
들어가는건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