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일 오후 2시에 봉하마을음악회에 가자고 남편이 졸라대네요.
이렇게 순한양이 가자는데 못갈것 없지요. 안그래요 ?
일인당 일만원... 아메리카노 두잔값에 라이브 공연 가자는데
어느누가 안간다고 떼거지 쓸거냐구요
그리하여 남편과 나는 멋모르고 봉하마을 축제에 가게 되었어요
버스를 탔더니 그분의 생신떡과 음료수 벌써 만원 넘어갑니다
버스속에서 어느곳이나 그러겠지만 자기소개 시간이 있잖아요
아줌마들 한목소리 내고 열받은 아줌마는 말도 길어지고 ㅋㅋ
드디어 나에게 마이크가 왔는데 어쩜 그렇게 꿀먹은 벙어리가 되던가요
실어증에 걸렸나 왜이래 내가 말하면 청산유수 였잖아
속에선 무슨 동 에서 온 누구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늘 하루 행복한 하루 되셔요 라고 떠들고 싶지만 옆에는
무서운 남편 앉아있고 또 뱀눈같은 눈으로 흘겨댈까봐...
여자는 나서면 안된다는 사고가 있는 남편임으로 저는 어디를 가던 남편이 있으면
얌전한 고양이 같이 부뚜막에 앉아 있다가 나중엔 싱크대 올라가요
드링크 한잔 들어가면 좌중을 들었다 놓았다하는 기질이 있어 아예 입을 다물어요.
버스 안에는 의식있는 줌마들이 많이들 오셨더라구요.
부부동반도 같이하고 얼마나 시끄러운지 멀미를 할 뻔 했지만
나는 알아요
속에서 천불나는 일들을 오늘만큼은 열나게 토해내려
이승환이 나오고 안치환이 나오고 이상은 나오고 어쩍고 저쩌고
도깨비 시장 저리가라 하더니 그렇게 반갑고 의식이 통하는 사람끼리 만났으니
어떻게 시끄럽지 않겠어요. 그야말로 자유 입니다.
속으로 많이도 부럽더라구요.
집순이 된지 10여년만에 나는 사회에서 도퇴 되어가는 슬픈 동물이라는
그리고 죽음을 기다리는 불쌍하다 못해
영혼이 초라한 피폐한 인간이 되어가는 자괴감에 빠져 있었는데
세상은 남녀 구별없이 큰목소리 내며 하고 싶은말 다하는 세상인데
가정에서 부터 입닥쳐가 되었으니 소심해지기 짝이 없었네요.
어찌 되었던 봉하마을에 도착해서 일단은 저녁을 먹는데 이 남자는 딴 여자에게는
어쩜 그리 친절 상냥 할까요 ㅎㅎ 이제는 냅둡니다 마음껏 놀으라고..
어찌 짜장면만 먹겠냐 짬뽕도 먹어야지 이럴땐 저는 쿠~~~울 합니다.
여자 회원님들이 나에게 다가서질 못합니다.
선녀와 나뭇꾼 커플이잖아요 ㅎㅎㅎ
제가 먼저 너스래를 떨었어요 또 망가져 주어야지요
왠지 마커리 안땡기는데 우짭니까 ? 서너잔 마시고 또 무너져
저쪽에서는 벌써 쿵작 거립니다.
오~예 야외공연장에 누군가 미리 자리 잡아주어 고맙게도 앉아서 감상을 하는데... 너무 멋졌습니다.
스크린에 비추어지는 그분의 소박한 미소와 함께 같이 즐겼습니다.
야, 기분좋타 !!
이 말씀은 퇴임하시고 귀향 하셔서 첫마디였다고 하십니다.
요즘 같으면 이렇게 기분좋은 날이 얼마나 되는지 그저 속타오르지 말입니다.
오늘 글도 절대 정치얘기 아니구요 이제는 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라이브공연에
만원주고 유명 연예인도 보고 정치인도 보고 그랬다는 얘기 입니다.
후기의 결말은 좋은 나랏님이 계속 나오셔서 백성들이 그리워하는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어째 요즘은 글쓰는게 겁도 나고... 뭐 그렇습니다.
이 글 신고 하지 마이소 원본입니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