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0일-여름냄새
폴폴 나는 풀밭
무덥다.
시원한 게 그립다.
너른 호수와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는 막국수가 유명한 곳,
춘천이 부른다.
어느 시인은
그곳에 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안 드는 사람은
마음이 늙었다고 했던가.
이름 그대로 언제나 봄일 것 같은 곳.
북한강에 눈이 즐겁고,
지글지글 닭갈비에 입이 행복한
곳.
일주일 멀리 떠났다가 돌아와 보니
풀과 나무가 부쩍 자라났습니다.
떠날 땐 썰렁한 봄이었는데
어느새 생기 무성한 여름입니다.
그 사이 두 살배기 딸도 훌쩍 커버렸습니다.
얼굴 한쪽에 벌써 낯선 모습이 엿보이네요.
여름 냄새 나는 풀밭에서 한참 뛰어 놀았습니다.
소중히 지켜보지 않으면
모르는 사이에
이 여름이 슬쩍 떠나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