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딛는 딸아이와 오롯이 둘이서만 떠나는
기차여행으로 2월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무박 2일 여행은 한번도 하지 않은 터라 살짝 걱정은 했는데
피곤은 했지만 나름 의미있고 괜찮은 여행이었다.
금요일 저녁 서울역에서 10시 36발 새마을 열차를 타고 출발하여
여수 엑스포역에 도착했다.
이때가 아마 3시 40분쯤 되었나?
코레일 단체 여행으로 역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고 향일함으로 향했는데
불안하게도 살짝 비가 내리고 있었다.
버스 7대의 어마어마한 단체 여행객의 움직임과 함께 깜깜한 어둠속을 헤치며 달리는
버스안에서 비몽사몽 잠이 살포시 들라 하니 도착이라고 내리라고 했다.
다행히 비는 그치고 국내 4대 관음성지인 향일암의 해돋이는
흐린 날씨로 인해 보기 힘들거 같아 아쉬웠지만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어둠뿐인 새벽이 오기전인 시간에
낯선길을 인솔자를 따라 무작정 걸었는데
산위에 위치한 해를 향한 암자인 향일암은 오르막으로 계속 이어졌다.
동백꽃은 아직 시기가 이른지 봉우리들만 보이고 만개한 꽃은 보기 어려웠다.
점점 밝아오는 새벽에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둠이 걷히지 않은 향일암.
해돋이를 보기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멀리 바다위에는 오징어배 불빛이 군데 군데 보이기만 할 뿐 고요 그 자체였다.
향일암뒤로 보이는 금오산
기다리다 기다리다 끝내 나타나지 않는 해를 포기하고 그냥
산을 내려오면서 마주친 풍경들...
걸어내려오는데 어느틈에 해는 저만큼 떠 있었다.
2차 목적지인 동백꽃섬이라 불리는 오동도.
바다를 가르는 1.2 킬로 방파제길을 동백열차를 타고 건넜는데
날씨만 좋다면 걷는게 더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동도는 동백꽃은 물론 대나무 숲이 참 많이 눈에 띄었다.
바다 해돋이길이라고 계단을 내려갔는데 가는 길이 온통
대나무 숲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등대에 올라 섬 전경을 볼 수 있었고 여기저기 아름드리 참 잘 가꾸어 놓았다.
여수 시내로 들어와 풍물시장 구경도 한 후 점심을 먹고
다시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으로 이동하였다.
자연 그대로인 순천만 생태 공원
광활한 갯벌로 이루어진 자연의 보고로 우리나라 대표 생태 관광지로
세계 5대 연안생태습지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갈대밭 사이로 데크로드로 이어져 산책하기가 수월했고
드넓은 갈대 습지는 역시나 볼 만했다.
유람선을 타고 습지를 보는 상품도 있었는데 시간대가 안맞아 타지 못했다.
순천역에서 4시 36발 서울행 기차를 타고 집으로 무사히 왔다.
처음해본 무박 2일 여행
앞으로는 다시는 안 할 거 같다.
체력적으로 넘 힘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