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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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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낳은 아들이지만


BY 마가렛 2015-10-11

연휴의 첫 날이라 거리엔 북적거리는 사람들과 넘쳐나는 차들로 동네동네가 복잡하다.

늦장 부리는 아들을 서두르게 하고, 조급한 마음에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먼저 현관을 나선다.

나이가 한 살 더 먹으면서 한 살 먹은만큼 더 바빠지고 조급해진 나의 성격과

항상 느긋한 성격으로 나에게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듣는 아들이라

오늘 하루를 무리없이 잘 보낼 수 있을지............

파주 프리미엄 S아울렛은 우리가 좋아하는 장소중의 한 곳이다.

쇼핑겸 여행산책이라는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곳에 도착하니 벌써 12시가 지났다.

우리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움직이는데 캐쥬얼웨어 P사가 옥외에서

단독 세일을 한다.

"저기 가보자~~" 신이난 내가 앞장 선다.

벌써부터 장사진을 이룬 그곳에 우리도 합류를 했지만

-남편과 난 P브랜드를 선호하지만 옷에 그닥 관심이 없는 아들은 우리와 다른 생각에

힐긋 보더니 별 반응도 없고 - 이내 자리를 뜬다.

발품 팔아서 잘 고르면 좋은 제품을 경제적인 가격으로 구매해서 좋지만, 일행이 있을 땐

서로의 의견이 다를 땐 건너뛸 때가 많다.

그래서 난 쇼핑은 여유있게 혼자하는걸 좋아한다.

 

오늘의 미션은 아들 트랜치코트 구매하기.

평소에 옷에 관심도 없고 늘 한결같이 비슷한 스타일의 옷을 입는 아들이라

언제부터 나도 아들옷은 잘 안사주었는데,

웬일로 며칠 전엔 트랜치코트를 사달라고 주문을 한다.

이젠 대학교 졸업반도 되었고 옷에 대해 좀 관심이 생겼나보다 하는 마음에 빠르게 오케이!

 

남성복 코너를 돌아보니 멋지고 엣지있는 옷들이 많이 보였다.

난 개인적으로 가디건이나 자켓을 좋아해서 아들에게 권했는데

몇 번 입어보더니 트랜치코트에 관심이 있는 아들은 별 반응이 없다.

문제는 코트도 자기가 원하는 색이 아니면 별 흥미를 못느끼고 다음 매장으로 옮겼다.

오히려 남편님이 이옷 저옷 입어보며 스타일을 뽐내어 나를 웃게했다.

아들은 키는 크지만 몸이 슬림한 편이라 100사이즈는 조금 넉넉하고 95사이즈가 딱맞았다.

어깨가 좀 넉넉하면 100을 입어야 더 멋져보이는데 아쉬웠다.

문제는 트랜치코트가 95사이즈가 다 빠져서 거의 없다는 것.

남아 있는 제품은 별로 마음에 없어하는 아들을 위해

결국 L아울렛으로 옮겼다.

여기,저기 보다가 마음에 든 옷을 발견 했는데,

이런 아들보게나...

코트의 단추를 하나 하나 만져보더니

직원에게 새 옷이 있냐고 묻는다.

지금은 없고 맞춰서 택배로 보내 주겠다고 하니 잠시 생각에 잠긴다.

다른데 한번 돌아보겠다는 아들과 또다른 매장을 가보았다.

색깔은 맘에 드는데, 디자인이 마음에 안들고, 디자인은 좋은데 색상이 싫단다.

남편도 꼼꼼한 사람인데, 오히려 아들이 남편보다 한 수 위다.

다리가 아프다. 힘이 빠진다. 집에 가고싶어진다.

결국

그전 매장에서 택배로 옷을 받기로 했다.

색도, 디자인도 멋있는데 역시나 가격이 좀....ㅎㅎ

구두 코너에서 로퍼도 하나 사주었다.

난 구두만 열심히 신어보고, 손으로 만지작 거리기만 하다가

결국 결제는 하지 않았다.역시나 이달도 적자이기에...

오늘은 아들을 위한 날이다.

그런데 너무 피곤해서 다음부턴 함께 옷을 사러가고 싶지않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