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연탄불위에서 지글 지글 익어가는 꽁치나 고등어구이 향기가 향기로운 포장마차에서
가까운 지인하고 술 한잔 마시고 싶을때가 있고 좋아하는 사람하고 우동 한 그릇 먹고 싶은
그런때기 있습니다.
우동 한 그릇 시켜놓고 앞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것을 보면서 우동 한 가닥이 입으로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좋은 분위기속에서 포장마차 술 한잔 마시고 싶은 가을,
지난 일요일날 친구 집에 마실 가는데 길거리에 처음보는 포장마차가 하나 생겼더군요.
그 포장마차 이름이 해물 포장마차,
아마도 온갖 해물들을 구비해놓고 손님들에게 나눠주는 포장마차 같았습니다.
그런데 해물 포장마차라고 하니까 문득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10년전,
그러니까 2006~7년경인가,
그때도 현재처럼 저녁 투석하던 시절인데 저는 병원 정문이 아닌 후문쪽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어느날 병원 응급실 바로 앞에 젊은 청년이 호떡을 굽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때가 여름에서 가을로 막 넘어가던 계절의 순환선을 타던 시절입니다.
그날도 투석 마치고 나오는데 호떡 냄새가 마치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가지 못하듯이
저의 발이 그쪽으로 저절로 이끌려 내려갔습니다.
호떡 하나를 먹는데 역시 이 맛이야..
어린시절 고모부는 항상 우리집으로 올때 항상 과자 종합선물 세트를 사오셨습니다.
늘 인자하셨던 둘째 고모부는 저에게 낯선타인이 아닌 눈으로 마음으로 교육을 시키셨던
멘토였다고 할까요.
어린 저의 눈에 비친 고모부의 행동을 저는 마음속에 담았고 고등학생시절 고모부 집에 갈때
제일 먼저 사촌들하고 같이 먹을려고 가져간것이 바로 고모부 집 앞에 있었던 호떡가게에서
굽었던 호떡이였습니다.
호떡과 저는 떨어질 수 없는 인생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연결고리중에 하나 입니다.
그렇게 저는 병원앞에 있는 호떡가게에 매일 출근을 하게 되었고 젊은사장하고 친구가 되었는데
이 젊은 사장이 저하고는 나이 차이가 6~7살 차이를 보였는데 생긴 모습은 좀 느끼하지만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젊은 아가씨부터 주부들까지 이 청년을 보면 잘 생겼다고..내가 보기에는 느끼한 개그맨
로마리오처럼 생겼는데...
여자들은 그런 얼굴을 좋아하는가 봅니다.
투석 마치고 1시간정도 같이 있으면 주로 고객층이 여자들인데 저에게는 한마디도 없고
주로 그 젊은 느끼맨 사장에게만 관심을..
나중에 이야기를 하기를 자신은 나이트에서 일했고 꿈이있다면 해물 포장마차 하나 마련하고
사장이 되는것이 꿈이라는데 한 사람은 오랜시간 투석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고
또 한 사람은 전혀 다른 세계에서 일하다 나온 서로 살아가는 세상이 다르지만
호떡을 매개체로 만나서 친구가 되었으니 인생이란 어느곳에서 우연히 만나는지 모른다는
어느 인생의 법칙을 논하고 싶지 않는 물론 언제인가는 헤어질것이지만..
마침 12월중순,
병원에서 환우의 밤이 열리기에 저도 참석하는데 입구에서 수간호사들이 먹을것들을
하나씩 나눠주기에 받았고 한참동안 간호사들의 장기자랑을 보고 나오는데
마침 저에게 귤과 사탕등이 들어있는 박스 하나를 더 얻었고 이건 추운 밤까지
열심히 호떡을 굽고있는 그 청년에게 준다는 마음으로 가져나왔고 마침 호떡을 굽고 있던
그 사람에게 간식이라면서 건내주었습니다.
추운날 비롯 따뜻한 불 앞에 있지만 뭐라도 든든하게 먹어야 추운 겨울을 날 보낼 수 있죠.
그리고 선물 하나를 더 전달했는데 성탄 카드입니다.
저는 투석 1년차시절부터 작년까지 성탄이 되면 간호사들에게 카드를 선물하는데
그해에는 자신의 꿈을 위하여 노력하는 그 사람에게도 카드를 선물했습니다.
12월이 물러가고 해가 바뀌면서 그 사람이 있었던 그 자리는 바람이 날리고 얼마동안은
투석하러 후문쪽으로 들어갈때 해물 포장마차 마련한다던 그 사람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수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 현재는 무엇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자신이 하고 싶은 다른 일 하고 있겠죠.
비록 잠시 스쳐 지나간 인연이지만 앞으로 다가오는 세월속에서 또 어떤 인연을 만날지
사람의 인생은 마치 3막4장의 연극과 비슷하다고 하지요.
오랜만에 호떡 먹고 싶은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