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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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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또 다시 불러보는 동백 아가씨~


BY 새우초밥 2015-01-22

 

 

  

 

 

        "이제 투석하러 가시면 됩니다"

        "네..수고했습니다."

 

   일주일 3번 투석하러 병원 들어갈때 자주 만나게 되는 한달에 2번 정기적으로

   엑스레이 촬영하다보면 얼굴을 알게되는 방사선과 직원들중에서 진한 화장하는

   키작은 방사선과 여직원이 목 초음파 촬영 끝났으니까 목에 발랐던 쩰을 딱아주면서

   그 다음으로 내가 뭘할지 지정을 해주는 것처럼 말하는데 그 이유는 자주 병원에서

   얼굴을 보니까,

   아직 투석실 올라갈 시간까지는 넉넉하기에 미리 초음파 촬영 검사료가 얼마인지

   원무과에 물어보니 8만원이라고 한다.

   지난 한달전 시행했던 복부 초음파는 12만원을 지출했기에 이번 촬영은 그정도 나오지

   않을지 계산할려고 기다렸더니 예상외로 적게 나왔다.

   사실 병원비 비출이 예전보다 많이 들어가지 않지만 집에서 나오면서 움직이면 돈이고

   병원비 지출을 누가 많이하고 싶을까 그러나 연례행사처럼 되어버린 병원비 지출에는

   지출해야 할때는 지출해야 한다는것이 나의 생각이다.

 

   오후 4시가 되어가는 시간에 투석실로 들어가서 고정적으로 올라가는 침대에 앉아

   TV를 켜고 투석할 시간을 기다리며 투석 바늘 주입해줄 간호사 언제 오는지 둘러보는데

   우연히 옆을 돌아보니  시내버스 기사가 새벽에 차고에서 나오면서 맞이하는 손님들이

   고정시간대에 항상 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처음 얼굴을 보는 사람들이 있듯이

   오늘은 어떤 사람이 내 침대 옆에서 투석할지 궁금증은 없지만 사람이 움직이면

   눈이 사방팔방으로 돌아가듯이 어떤날은 반가운 사람이 옆에 누워있는가하면

   또 어떤날에는 처음 보는 사람이나 그저 얼굴을 보면 이 사람이 옆에 있구나라고

   그저 신경쓰지않고 4시간을 보내게 된다.

 

   비오는 수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식사를 했는지만 내가 좋아하는 굴에다 대파등이 들어간

   파송송 기름이 많이 들어간 간장에 찍어먹고 싶은 해물파전 생각이 간절하게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것이 투석 마치면 내가 잘가는 마트안 분식점에 가서 해물파전 있는지

   오랜만에 야참으로 먹을려고 했더니 기억에해보니 그 집에는 해물파전을 팔지 않는다.

   아깝다는 생각에 머리속으로 먹고 싶다는 음식을 야참으로 먹어오지는 않았지만

   어떤날에는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야참을 먹고 싶을때가 있다.

   4~5년 오뎅이 너무 먹고싶었는데 마트에 가보니 그날마침 다 팔렸기에 근처 아파트 단지쪽으로

   올라가보니 제과점 옆에 분식집이 있는것을 보고는 오뎅 사먹었다.

   투석중 입이 심심하기에 사탕을 오물오물 입안에서 굴리고 또 굴려본다.

  

        "젊은이 노래 할줄 알아요?"

        "예??"

 

    한참 신문읽고 있을때 어디에서 둔탁한 목소리가 나의 얼굴을 반사적으로 돌리게 했다.

    이불을 덥고 주무시는줄 알았던 노인 한분이 나를 보면서 노래 한곡을 청한다.

    초면에 노래 신청하는 사람은 처음이지만 얼마나 투석하는것이 심심했으면 신문 읽는

    나에게 노래 신청할까 싶었다.

 

        "그럼 한곡 불러볼까요?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어때요?"

        "좋아요"

        "자 그럽 갑니다."

 

   신문을 절반밖에 읽지 않았지만 신문을 접고는 물 한 모금 마시고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래도 허스키한 목소리지만 최대한 그분에게 좋게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랄까.

  

       "헤일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아가씨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동백꽃잎에 새겨진사연
        말못할 그사연을 가슴에 안고
        오늘도 기다리는 동백아가씨 가신님은 그언제 그어느날에
        외로운 동백꽃 찾아오려나......."

 

  예전에 어느 일본 사람이 이미자가 죽으면 그녀의 성대를 한번 보고 싶다는 말하고 싶었던

  옥구슬 흘러가는듯이 흘러나오는 동백 아가씨다.

 

  문득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어제처럼 예전 노래 보다는 요즘 걸그룹의 신나는 댄서 노래나 좋아하고 가끔 찾아보는 내가

  유일하게 열창할 수 있는 노래가 동백 아가씨하고 몇곡이 안되는데 6~7년전 그때도 어제처럼

  어떤 분을 위하여 처음으로 동백 아가씨를 불러드렸다.

  그때는 옆에서 투석하던 남자분이 치매증상이 조금 있었는지 두팔이 침대에 묶여있었다.

  보통 정신으로 누워있을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라면 몇번이라도 일어나기 마련인데

  치매 초기 증상에다 투석하면서 침대에 묶여있으니 얼마나 답답할까.

  간혹 일어나서는 투석줄 제거할려고 다가가는것을 보았고 다시 눕게되면 어떻게 하던지

  그분은 옆 침대에서 일어날려고 발버둥치고 있지만 당신이 치매증상이 있기에 왜 이러는지

  전혀 모르는것 같았다.

 

  주위의 그 아무도 그분에게 신경쓰지 않는다 간간히 간호사만 다녀가면서 주의를 시킨다.

  신문을 읽다말고 너무 힘겨워하는 그분을 위하여 뭘 해드릴지 생각하다가

  그 어르신 나이정도 되면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노래를 알고 있을것이니까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에 그분을 위하여 잘하지도 못하는 동백 아가씨를 불러드리는데 나의 노래가

  그분의 마음에 흡족했는지 가만히 듣고 계신다.

  사실 나는 월요일 밤 10시에 시작하는 가요무대가 시작되면 어머니에게 방송한다는 말하고

  나는 나대로 내가 듣고 싶은 요즘 걸그룹의 노래를 듣기 때문에 어쩌다 아는 노래가 나오면

  그저 같이 보는편,

  비록 10분동안 열정으로 불러드린 동백 아가씨의 가사중에서 뒷 부분에서는 개사를 했지만

  잠시동안 그분이 힘겨움에서 벗어나지 않았을까

  건강하게 살아도 세상 사는것이 힘들다고 하는데 몸에 지병 하나를 가지고 살아갈때

  사람사는것이 힘겹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래도 나는 즐기면서 사는것을 14년째,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예전 10대 후반시절 동네 신발공장에 8시에 출근하면 출근표를 찍듯이 나는 14년째

  내 생활의 일부분을 항상 출근표 찍듯이 찍고 있다.

  그리고 투석 마치고 나오면서 해물파전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지만 그래도 자주먹는

  닭강정 먹을 생각에 이슬비 내리는 거리를 총총걸음으로 마트쪽으로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