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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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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의 문자


BY 그대향기 2014-05-25



 

\"엄마, 제가 식사 한번 대접 해 드리고 싶은데

언제가 좋으실지 날짜 잡아  주세요.\"

 

어제 그저께 치열교정하고 올라간 둘짼데

뭐 새삼스럽게 식사대접은???

 

그것도 학생인데 무슨 일일까 싶어

전화를 했더니 엄마아빠 결혼기념일 축하란다.

 

그러고 보니 우리 결혼 기념일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규모의 행사준비로 바쁘다보니 그것도 잊고 살았구나...

 

악착같이 기념일을 아이들한테 주입했던 결과인지

어버이날이나 생일, 결혼기념일은 잊지 않고 챙겨주고 있다.

 

일년에 딱 3일인데 그것도 못 하랴 싶어

어릴적부터 철저하다싶게 챙기게 했다.

 

속물이라도 좋으니  챙겨주라~

일년 365일 중에 딱 3일도 못 챙겨주냐~

 

아이들이 커서 집을 떠나게 되고부터는

무슨 이름있는 날이 아니면 모이기조차 힘들어 지고 있다.

 

아직 미혼인데도 이리 바쁜데 결혼이라도 하고나면

또 얼마나 더 바쁘고 덜 만나질까?

 

둘째는 몇개월씩 외국에도 나가는 일이 있어 그렇고

아들은 아들이라 학기 중에 집에도 덜 찾아든다.

 

아이들끼리 서로 연락을 해서 모이기로 한 모양이다.

잊지 않고 기억해 주니 고맙다.

 

카톡으로 못난 딸을 사랑으로 길러줘서 고맙단다.

철드는  중이냐고 대답하니 그건 아니라며 웃었다.

 

연습이  부족한 엄마와 경험부족한 딸이

티격태격 말싸움에 신경전까지 치루며

 

서로를 조금씩 더 이해하는 요즘

딸 없이 아들만 키우는 엄마는 참 심심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하고 자식을 낳게되면

단순히 사랑의 결정체로 끝나는게 아니라

 

그 아이가 어떤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며

또 그 아이가 어떤 가정분위기에서 자라는지에 따라

 

그 아이의 운명이나  두 부부의 미래도 결정되는만큼

남녀간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자식문제는 더 중요하다.

 

결혼 30주년을 맞아 중간점검을 해 본다면

나는 과연 아이들한테 몇점짜리 엄마였을까?

 

남편한테나 시어른들 친정부모님들한테는

어떤 아내와 며느리 어떤 딸이었을까?

 

신혼기간 잠깐 몇년 빼고는 늘 맞벌이를 했어도

다행히 모두 재택근무라 아이들한테는 덜 소홀했던 것 같다.

 

딱히 큰부자는 아니더라도 세 아이들 공부시켰고

편히 발뻗고 누울 집칸은 마련했으니 낙제점은 아닌가....

 

나도 자라면서 부자 아빠엄마를 꿈꾸었는데

우리 아이들도 부자부모를 꿈꾸지는 않았을런지 궁금하다.

 

충분한 사랑은 줬었던지

아이들이 원하던 시간에 있어줬던지

 

결혼기념일에 남편과의 사랑점검보다는

남편으로 해서 이 세상에 있게 한 아이들이 더 생각난다.

 

그래도 당일에는 남편을 챙겨야겠다.

결혼은 남편과 했고 그 날을 기념하는 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