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가 회사 출장겸 여행겸 미국에 갈일이 생겼다
미국엔 시아주버님 내외와 막내시누네가 살고 있기에
그냥 애를 보낼수도 없고해서
조그만 선물들을 준비해서 딸내미에게로 다녀왔다 (4.26)
시골영감부부가 서울구경 가듯이
우리는 한보따리 장만해서 길을 나서는데...
이 냥반이 **락에 담긴 그무엇을 소중하게 들고 나선다
뭐냐고 물어댔지만 무뚝이 영감탱이(?) 암 말이 없다.
그렇치 내가 물으면 대답이나 하나. 내가 뭘바래...
쿨한 동백이 그까이거 알게 뭐야.
내가 든 짐만해도 어깨가 무거운데...
뭐든 말든 그거 상관없꼬....
우찌되었던 멋장이 동백이 폼 다 무너지게쓰리
웬 짐보따리는 이렇게 많은고..
애들 집에와서 아들이 저녁상을 차리는데...
아들녀석은 해병대 출신이다.
그래서 그런지 만능 엔터테이너다
취사병 삼개월 경력으로 엄마보다 음식을 더 잘하는 것같다
미래의 며늘님은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껴않고 온 **락에서 반찬을 꺼내란다.
아부지의 명령으로 ...(치 ! 지네 끼리 잘 통한다 )
자취하는 애들의 상차림 장면이 재밌기도 하다
아들은 식사준비하고 딸내미는 앉아서 보조노릇 하다 수저놓고 구경만한다
우리는 애들 살림이라고 뭐라 할 수없꼬..딸내미가 나중에는 설겆이를 하네..
덕분에 우리 부부는 편안히 식사대접 잘 받았다. ㅎㅎ (이거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
세상이 변하긴 변했다. 잘키웠다고 자랑했지만 뭔가가 거꾸러 되어가는 느낌이라
뭐라 말도 못하겠다. 생각이 많아진다.
아 !! 그반찬은 아들이 좋아하는 파김치 였던것이었다.
출발하기 전 날 우당당퉁탕
천둥난리 벼락치는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 김장용 스텐레스 양푼이소리 )
요즘 참사 땜에 그런지 이유 없이
많이 아팠기 때문에 신경과 저녁약을 먹고
잠이 들어 아무것도 몰랐다. 정말이지 비몽사몽 난 모르겠네...
세상에나.... 애들에게 갖다줄거라고 아내가 잠들었다고
파석단을 그냥저냥 담았단다. 파 석단이 얼마나 많은 양 인디..ㅎㅎ
밥상에 반찬으로 꺼내놓은 파김치는 당연히 엄마가 담은거려니...
아들녀석이 \"엄마 , 솜씨가 예전같잖네. 싱거워 .. \" 그러는거였다.
남편은
\" 임마, 그냥 묵어라. 이거 담느라 엄마 고생했다. 예전같은 맛이 않나와도 그냥 묵어 \"
이러는거였다. 아 ~~ 나의 양심이 찔려 웃고 말았지만
끝내 아들에게 고백하고 말았다.
아들아 아부지가 파김치를 담근거야.
헐 ~~~~
아들은 아버지의 사랑을 더욱더 느꼈을것이고
난 남편의 깊은 배려에 감사를 느끼고
딸내미는 지 남편감이 아빠만 같아라 하며 그랬을것이고...
이제사 우리 가족은 하나가 된것같다.
많은 세월을 낭비했지만
그래도 좋다. 지금이라도 시작해보자.
서로를 위하여........
이렇게 남편이 달라졌다.
오랜 인고 끝에 얻어진 나의 쾌거
그저 같이 사는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로
폭군과 악처가 될 이유가 없다 생각하며 .... 지금 만 같으면 정말 좋겠다.
꿈이 아니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