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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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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덕


BY 그대향기 2014-04-29

 

 

오후 내내 기분이 찜찜하다.

조용하게 물러 나오는게 아니었는데....

 

오늘은 우리 부부의 쉬는 날이었다.

비가 와서 멀리는 못 나가고 집 근처에서 자질구레한 일을 봤다.

 

그러다보니 점심 때가 되었고

가까운 중국집에 가서 쟁반짜장을 시켰다.

 

둘이서 다 먹기에는 좀 부담스러울 정도로 양이 많았는데

면발은 다소 풀어졌지만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문제는 해물이었다.

새우니 오징어 쭈구미까지 올라 온 것은 그렇다치고

 

꽃게가 신선도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빛깔이 영 아니게 보였다.

내가 해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남편이 내 접시에 꽃게를 밀어줬다.

 

기분이 안 내키길레 안 먹겠다고 하니

남편이 아깝다며  꽃게를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순간적으로 얼굴색이 확 바뀌며 도로 뱉어냈다.

꽃게가 상해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주인 아줌마가 지나가길레 꽃게가 상한 것 같다고 하니

묵묵부답.

 

미안하다 죄송하다 말 한마디 안한다.

계산을 할 때도 꿀먹은 벙어리로 일관했다.

 

음식값을 고스란히 다 주고 나오는데도 미안하다 말 한마디 안하는

그 중국집을 조용히 나온 우리가 바본가?

 

제값주고 음식 사 먹으면서 상한 음식에 대해

정당한 권리도 못 찼고 큰소리 한번 안 내고 돌아 온 기분이 영 얹잖다.

 

그리도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음식점을 한단 말인지?

음식을 만든 사람은 주재료가 상한 정도를 알았을 것이다.

 

조금 이상한게 아니라 꽃게살이 흐물텅 거릴 정도로 상한 걸

짜장에 대충 버무려 쟁반짜장의 고명으로 올려 내다니....

 

고의가 아니고 실수였다면 사과를 할 일이고

음식점을 오래 하려면 고객관리를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될 일이다.

 

식중독에라도 걸리면 그 감당을 어찌하려고 그렇게 간 큰 일을 했을까 싶다.

차라리 그런 꽃게는 손님 상에 안 냈더라면 좋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