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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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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무심치 않구나!


BY 시냇물 2014-05-02

 

며칠 전부터 안산 합동 분향소에 다녀오려 마음 먹었는데 여의치 않다가

오늘에사 화랑유원지에 꾸며진 합동 분향소엘 다녀왔다

아침에 외손녀 어린이집 데려다 주자마자 부지런히 준비를 하고

남편과 큰딸램과 집을 나선 것이다

어제는 근로자의 날 휴일인 탓에 조문객이 많을 것 같아 오늘로 정한 것이다

다녀오지 않고는 내내 미안함에 후회를 할 것 같아서.....

 

고잔역에 내리니 벌써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자꾸 눈물이 나오려는 걸 꾹 참았다

역앞에서부터 분향소 안내 팻말과 안내하는 사람들이 조용히 조문객들을

셔틀버스장으로 안내를 한다

 

안산 그중에 고잔은 처음 와 보는 곳인데 내 느낌인지 그 지역 전체가

말할 수 없는 슬픔에 빠진 것이 확연히 느껴져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셔틀버스에서 내리는 조문객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목안에 꽉 찬

울음이 자꾸만 터져 나오려는 걸 참고 우리도 셔틀버스를 타고는

말없이 합동분향소를 향했다

분향소 인근과 도시 곳곳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고 실종자들의

귀환을 염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만 봐도 울컥울컥하며 나도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오전이라서인지 합동분향소에 아직 조문객이 많질 않아 국화 한 송이를 들고

조문을 기다리는 동안 끝도 없이 놓여 있는 희생자들 특히 꽃다운 나이의

학생들의 영정을 바라볼 때는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 내리며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울분과 분노가 함께 올라왔다

이 무슨 믿기 힘든 비극이란 말인지......

 

손에 손에 흰 국화꽃 한 송이씩을 든 조문객들은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헌화를 하고 묵념을 하며 깊은 절을 하며 조문을 하고는 영정을 보며 양쪽으로

갈라져 흐느낌과 비통함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는 마음을 추스르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어 주었다

앳된 학생들의 해맑은 웃음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가슴이 먹먹해지게 만들고

여기저기서 흘러 내리는 눈물을 닦지도 못하는 조문객들은 차마 발길을 돌리기조차

미안함에 무어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에 목숨보다 귀하디 귀한 게 또 어디 있다고

그리도 무심하게 그 어린 생명들을 무참히 차디찬 바닷속에 넣고서도

서로의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지.....

 

아이들에게 어떻게 어른들을 믿으라고 할건지 나는 자신이 없다

또 어른입네 하면서 아이들을 대할 면목이 없어 차라리 입을 다물고 만다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이 무어라 입을 놀려 말을 할 수 있단 말인지......

 

하늘도 무심하지 않은지 요즘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비오고, 흐리고, 바람불고

예사롭지가 않다

왜 아닐까?

그 꽃다운 아이들이 무려 200여명이나 무참히 스러졌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