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제대를 했다.
입대하던 날에도 수련회 중이라
현관에서 배웅을 했는데
제대하던 날에도 수련회로 주방에서 맞았다.
굵고 낮은 목소리로 씩씩하게
\"필승~!\"
을 외치며 제대를 신고했다.
어떤 엄마들은 아들을 군에 보내 놓고
한달 가까이 울었다는데 나는 울지 않았다.
둥둥거리며 살다보니 첫휴가를 나왔고
수련회 몇번을 치루고 나니
아들은 제대를 했다.
휴가 중에는 집에 있기 보다는
친구들을 만나러 전국이 좁다고 돌아다니다가
입대 하루 전에 옷 갈아 입으러
집에 잠깐 왔다가는 귀대를 했다.
아무리 부모 팔아 친구를 산다고는 하지만
아들 얼굴보기가 하늘의 별따기 같으니 ...ㅎㅎ
내년 2학년 복학을 앞두고
약 서너달 공백이 생기는데
남편은 공부를 하라고 하는데도
아들은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서울로 간단다.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친구따라 강남가는 모양이다.
태어나고 서울에서 살아 본 경험이 없었으니
서울구경도 하고 싶고 젊음이 넘치는
대학로에서 또래 문화를 마음껏 즐겨 보고도 싶겠지.
학교에 몸이 메이면 다시 경험하기 힘든 기회다 싶어서
몸 건강하게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걱정이다.
서울에는 유혹의 손길이 도처에 널려 있는 도시라...
약질 못한 성격이고
유순한 성품에 퍼 주는데는 헤픈 아이다.
힘들게 아르바이트해서
다음 학기 학비라도 보태든지
나름의 계획을 세워 뭔가를 장만하면 좋으련만
이도저도 아니면 좋은 세상 구경이라도 실컷하고
안목이라도 넓히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나라가 시끌시끌 어지러울 때
뉴스시간에 대북문제가 나오면 신경이 곤두섰다.
아들이 군에 있으니 예민하게 반응했는데
제대를 하고나니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
다른 엄마들은 또 다른 불안인데....
참 간사하기도 하다.ㅎㅎㅎ
어제부터 동네 인근에 있는 회사에서
간단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일당이 9만원이나 된다며 좋아한다.
인력사무실에 만원을 주고 8만원이 아들 몫이다.
내일 아침에도 일찍 일 간다며
작업복을 준비해 놓고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