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이건 미친거다\"
비가 내릴려고 준비하는지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한참동안 투석실 안으로
정신없이 몰아치고 있을때 저녁 투석을 준비하기 위하여 평소 가지고 들어오는
신문과 책을 침대위에 올리고 침대 머릿칸을 조금 올릴려고 준비할려고
침대 앞으로 나갔을때 차트위에 놓여있는 하얀 종이 한 장을 보았다.
그 종이는 지난주에 피검사했었던 피 검사하면 나오는 여러가지 수치가 적혀있는
검사종이였다.
내가 투석하는 병원 투석실에서는 한달에 2번 항상 정기검사를 한다.
첫번째는 종합 검사로써 피수치 검사부터 20가지에 이르는 검사까지
두번째 검사는 인수치부터 칼륨,칼슙,그리고 몸안의 소금기 검사를 할때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검사수치가 대체로 정상으로 나오고 피 수치는
항상 변함없이 9~10 사이를 유지하지만 좀처럼 11 이상 나오지 않았다.
작년 이맘때 인절미가 너무 먹고 싶은 마음에 한동안 맛있게 먹었었다.
그러나 인절미 떡은 괜찮았지만 그 노란 가루가 인수치가 높았는지 한동안은
인수치가 높아서 몸이 가렵다.
사람이 살다보면 먹고 싶은것 한없이 많지만 다 먹지 못하고 살아간다.
워낙 먹고 싶은것은 많지만 제대로 먹지 못하기에 인절이에 눈길이 갔었다.
물론 요즘은 그 좋아했던 인절미 전혀 먹지 않고 요즘에는 다른 과자하고 친구한다.
투석하다보면 잘 먹어야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는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지난주 검사에서 콜라스테롤, 즉 피수치가 11.5가 나온것이다.
검사를 해봐야 항상 9~11사이가 나오는것이 전부인데 11 이상 나온것은
아마도 요즘 친구하고 전국적으로 돌아다니고 맛있는것 보다는 음식을
즐겁게 잘 먹다보니 그에 대한 해답이라고 보고 있다.
또 지난주 주말에 예전부터 알았던 지인을 만나러 광명에 갔을때 그분에게서
평소 잘 먹지못하는 장어구이를 먹었을때 몸 보신으로 나에게 좋았지만
언제 또 맛있는 보양식을 먹을지 투석하면서 생활하면서 한달동안 사용하는
생활비가 30만원정도이고 기초생활수급자로써 받는 돈이 한정되기에
몸을 위하여 맛있는것 먹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단지 일주일에 2번 정도는 고기라고 먹어야 몸에 좋기에 동네 식당에서
돼지고기 3인분을 먹고 올라가는날이 있을뿐,
1 0년전,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기에 한번은 시장에 내려가서 밥을 사먹고 싶은
그 마음에 밥집에서 한 상 받았다.
그런데 입안에 무슨 가시가 생겼는지 몰라도 도저히 넘어가지 않았다.
맛있는 반찬과 김이 모락모락 피여올라가는 밥을 앞에두고
정신없이 먹을것 같았지만 2숟가락 떠고는 내려놓았다.
주인 아주머니에게 너무 미안하기에 내 사정을 말하니까 이해를 해주셨다.
그 시절은 정말 나에게는 악몽과 같았던 시절이였기에 고생이라면 고생이지만
나에게 있어서 격어 온 하나의 과정이기에 미련은 없다.
그때 피 수치가 7점대였으니 밥이 넘어갈리 없다.
친구 덕분에 주왕산에도 가보고 다른곳에도 다녀오면서 음식을 잘 먹고
즐겁게 먹다보니 몸이 좋아지고 있는것은 사실이다.
예전보다 많이 걷고 움직이다보면 다음날 피곤하지만 금방 넘어가고
다음 주말에는 어디로 가볼지 미리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나에게 있어서 식사란,
특히 병원에서 먹는 식사는 입으로만 먹는것이 아닌 눈으로도 먹는다.
다른 사람들처럼 정신없이 10분만에 끝내버리는것이 아닌
입안에서 음미하고 눈으로 음미해보는 기다리는 식사를 한다.